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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세진 기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우량기업과 부실기업 사이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중소규모 기업’ 746개사의 2018년 잠정실적을 분석해 보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0.9%에 그쳐 중소규모 기업의 수익성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규모 기업은 중견기업, 대기업과 비교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부실기업’의 비중이 높은데다, ‘우량기업’과 ‘부실기업’ 간 실적 편차가 매우 크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우량 코스닥 기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사옥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주요 업종 가운데 2018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8% 감소한 IT와 영업적자로 전환된 헬스케어 업종은 올해도 수익성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 중소규모 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중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요구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중소규모 기업’은 12월 결산 비금융 상장기업 중 2017년 기준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이고 2018년 잠정 실적을 발표한 기업으로 정의된다. (2000억원 미만은 중견1, 5000억원 미만은 중견2, 5000억원 이상은 대기업으로 분류)


전체 비금융 상장기업 1969개 중 2017년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총 808개사(41%)이며, 그 중 2015년 이후 연간 실적 비교가 가능한 746개 기업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주로 IT(39%)와 헬스케어(20%) 업종에 집중돼 있다. 그 외에는 경기소비재가 17%, 산업재 14%, 소재 6%, 기타 4% 등이었다. 


2018년도 잠정 실적에서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4% 감소했으며 3년 연속 감소 추세에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은 8.7%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은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비금융 상장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이 0.9% 감소에 그친 것을 보면 중견기업 및 대기업에 비해 중소규모 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률 역시 중견기업 5.4%, 대기업 8.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었던 2015~2017년 사이에도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36.5% 감소했는데, 이는 분석 대상 기업 중 2018년 매출액이 크게 늘어 전체 평균을 왜곡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외한 결과이다. 


중소규모 기업들 중 2018년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전체의 42%에 이르는 311곳이다. 영업적자 중소규모 기업 수는 2015년 233곳에서 2016년 255개, 2017년 300개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중견기업, 대기업과 비교해 볼 때 중소규모 기업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부실기업’의 비중이 높고, ‘우량기업’과 ‘부실기업’ 간의 실적 편차가 매우 크다.  


2016~2018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한 기업을 ‘우량기업’, 같은 기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구분하여 비교해 보면 전체 중소규모 기업에서 우량기업은 43%(320개), 부실기업은 19%(141개)를 차지하고 있다. 중견 및 대기업은 해당 집단에서 부실기업의 비중이 5% 미만인데 비해 중소규모 기업은 부실기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2018년 중소규모 기업 중 우량기업의 영업이익률은 9.8%로, 중견기업과 대기업 그룹의 우량기업보다 양호한 수익성을 내고 있다. 그러나 부실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5.5%에 이르며 중견기업 및 대기업과 비교해 적자 수준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견기업과 대기업 그룹 중 부실기업 영업이익률은 ­6~-7% 정도이다. 


부실기업을 업종별로 비교하면 특히 헬스케어에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헬스케어 업종에 포함되는 기업 중 30%가 부실기업으로, 이들 기업은 2016~2018년 평균 –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매출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대규모 적자가 누적돼 있다.   IT, 경기소비재, 산업재 업종의 부실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적자 비율은 약 20% 정도이다.


IT와 헬스케어 업종은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소 규모 IT 기업들의 수익성이 취약하며, 2018년 양호한 실적을 보인 반도체 역시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IT 업종의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1%에서 1.3%로 하락했다. 이 중 반도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11.4%, 68.6% 증가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3.6%로 대기업 27.9%나 중견기업1 15.5%, 중견기업2 8.9%에 비해 매우 낮다. 디스플레이장비는 기존에 진행됐던 패널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58.5% 감소했다.  

게임업계는 ‘빅3’로 불리는 넷마블, 넥센, 엔씨소프트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함에 따라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게임 업종 영업이익률은 2016년 8.3%에서 2017년 –5.2%, 2018년 –14.4%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부품 및 장비 업체들도 실적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핸드폰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며 단순 부품 제조업체는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동통신업체들이 5G 서비스 개시를 위해 설비투자 지출 금액 을 전년 대비 27% 늘릴 계획이고, BOE, GVO,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대규모 OLED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어서 일부 네트워크와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은 수주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헬스케어 분야를 보면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수익성이 하락하고, 제약·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돼 2019년에듀 영업적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헬스케어 업종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영업이익률도 전년도 1.0%에서 –1.5%로 하락했다. 건강관리장비·서비스 분야는 과거 안정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이 7~8%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8년 들어 2.9%로 급락했다. 제약·바이오 중 제약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돼 2016년 이후 영업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0.3%에서 2017년 –2.8%, 2018년 –4.3%를 각각 기록했다.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피부미용과 자가 건강진단 장비 시장에 신규 진입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도 2017년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은 올해 예정된 제네릭 약가 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중소형 제약사의 약품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국내 중소규모 기업들의 이익 감소와 수익성 부진이다. 중소규모 기업 중 우량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양호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부실기업은 과도한 적자 누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실기업은 또한 자본잠식, 주식시장 퇴출 등으로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2015년 이후 부실기업 중 95개 기업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코스닥시장법에 따르면 4년 연속 적자 시 관리종목지정대상이 된다. 이후 5년차에도 적자가 발생할 경우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


2019년에도 중소규모 기업의 수익성 악화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중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csj@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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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2 09: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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