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김승범 기자 ]

[김승범 연구원]

어린이날부터 일요일까지 긴 연휴를 앞두고 이른바 「올빼미」 공시로 꼼수를 부린 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연휴 기간 나빠진 투자 심리의 희석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들 기업중 악재성 공시가 많다는 점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공시 229건 가운데 절반인 166건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 공시 112건 가운데 절반인 66건이 오후 3시 장 마감 후 나왔다.

올빼미 공시란 기업들이 연휴나 주말 시작 전날 장 마감 후 내놓는 공시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부정적 내용의 공시일 경우 연휴 전날 장 마감 후 쏟아내 나빠진 투자심리가 주말동안 희석되길 바란다. 설, 추석 같은 명절과 공휴일과 주말이 붙어 있는 황금연휴 전날 올빼미 공시가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휴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있는 만큼 올빼미 공시로 부진한 실적을 털어내려는 기업들이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흥국화재가 가장 뒤늦게 1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흥국화재는 개별기준 영업손실 20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7억원으로 -59.6%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한 8,38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지난 4일 영업 실적을 공시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 1분기 매출 574억 9,5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반면 영업손실 15억800만원, 당기순손실 20억 6,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장 마감 후 발표된 CJ오쇼핑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실적에서 매출액,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CJ오쇼핑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6.4% 감소한 5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 감소한 5,440억원이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1.8% 증가한 414억원을 기록했다.

영인프런티어도 뒤늦게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영인프런티어는 1분기 개별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4,1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8% 감소했다고 4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9.7% 줄어든 8,000만원이다. 매출액은 60억 3,000만원으로 17.8% 증가했다.

연휴가 끝나고 주식시장이 재개되면서 영인프런티어만 6.68%하락하고, 나머지 주가는 소폭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흥국화재의 1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9일 오전 10시 43분 현재 1.18%(45원) 증가한 3,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10시 36분 2.24%(1,400원) 하락한 6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CJ오쇼핑은 0.05%하락한 19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연휴 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체결, 각종 수주 계약 규모 축소ㆍ해지, 횡령ㆍ배임혐의 발생 등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내용이 담긴 공시도 쏟아졌지만 연휴 후 주가에는 미미하게 반영되고 있다.

전자회로 장치 제조업체 씨엔플러스는 장 종료 직후 지난해 12월 주가 급등의 주요이유였던 중국 사업의 무산 소식을 밝혔다. 씨엔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한류중화와 중국 충칭 보세구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고 중국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한류중화에 물품납품계약을 해지통보 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영향으로 주가가 9% 하락했지만 그동안 중국 사업 호재로 인한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정도는 아니다.

현대상선은 현대종합연수원 보유 지분(18만 4,874주)을 856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외형 축소라는 점에서 악재다. 특히 이 지분을 사들이는 업체가 바로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이기 때문에 결국 그룹 전체 부담으로 남는 셈이다.

이엔쓰리는 오후 늦게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전 임원진의 횡령ㆍ배임 혐의 규모를 기존 9,000만원에서 4억 462만원으로 정정했다. 주가는 오히려 1.49% 상승 중이다.

어선 파업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중국원양자원도 파업했던 5척 조업선박이 최근 어획물 조업을 재개했지만 조업선박수 총 60척 가운데 여전히 21척의 선박이 파업 중에 있다고 장 종료 후 공시했다. 중국원양자원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중으로 공시 사항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올빼미 공시들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올빼미 공시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 종료 후에 나오는 공시들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입 모았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hs_buffett@naver.com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6-05-09 10:47: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