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나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가 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가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한국은 1970년대부터 약 40여년만에 놀라운 산업 발전을 보여줬다.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기술을 따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한국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여느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그리고 2020년대에 들어선 지금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 바로 ‘개념설계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질문을 제시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아직 답은 없지만, 풀린다면 세상을 바꿀 핵심 질문인 ‘그랜드 퀘스트’를 제시했다.
그리고 오늘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세상을 바꿀 30개의 그랜드 퀘스트를 공개했다.
◆ 31명 연사·30개 프로그램 한자리에...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 현장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은 ‘AX: Transforming into an AI-Native Company’를 주제로 열렸다. 다가올 경영환경을 전망하고 기업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거시환경, 경영전략·혁신, AX·Tech, 마케팅, 조직인사·리더십 등 5개 트랙에서 31명의 연사가 30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트랙으로 이동해 원하는 강의를 골라들을 수 있었다. 두 기자는 각각 트랙 C와 E 트랙의 첫 강연을 들었다.
사람들이 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스티커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행사장 밖에 이벤트존도 마련했다. ‘우리 기업의 성장을 좌우할 경영 아젠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었다. ‘2027 우리 회사가 바꿔야 할 것’을 포스트잇에 적는 곳에 ‘사람들’이라고 적은 답변도 눈에 띄었다. 참여를 마치면 소정의 기프트를 받을 수 있었고 휴넷 마스코트 '고놈'이 간식을 나눠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AI는 도구 아닌 동료... 기업 AI 전환, 인프라·거버넌스가 관건
정창모 딜로이트 컨설팅 수석위원이 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강연은 정시에 시작됐다. C의 첫 강연 주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 이후의 인프라 판도’다. 정창모 딜로이트 컨설팅 수석위원이 연설자로 나섰다.
이제 AI는 기업 운영에 있어 중요한 필수적인 자리잡았다. 단순히 일을 돕는 도구를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목표만 제시하면 AI가 알아서 작업을 수행하고 검증까지 하는 ‘end-to-end 프로세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 활용에 있어 기술 내재화 범위에 대한 고민, 기술 구매, 인력 채용, 보안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AI를 학습을 위한 충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I는 한번에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않는다. 신입 직원처럼 지속적으로 교육시키고 관리되어야 한다. 또 AI를 기존 SI 시스템처럼 워터폴 방식으로 구현하려는 것이 한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기술, 조직, 프로세스의 통합적 접근과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다.
먼저 AI와 업무의 역할을 분배하고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실행은 AI가, 사람은 목표를 정의하고 이를 지시하는 역할을 맡으면 된다. 또 조직 내 협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AI 전담 임원, 팀장, 팀원을 구성하고 의사결정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끝으로 AI 활용 거버넌스와 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가 수행 가능한 업무 범위와 판단 기준을 설정하고 보안, 권한 관리, 데이터 온톨로지 등 통합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 AI 도입 넘어 워크플로우 재설계…초양극화 속 기업 생존은 유동성
E 트랙 첫 강연으로는 ‘AI 네이티브 HR: 사람을 넘어 하이브리드 리소스의 시대로’가 진행됐다. 조직인사·리더십과 거시환경 두 가지 트랙으로 나눠서 강연을 진행했고 각각 이중학 동국대 경영학 교수,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이 연설자로 나섰다.
이중학 동국대 경영학 교수가 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휴넷 포사이트 코리아 2027’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 교수는 AI 활용이 개인의 업무 효율을 넘어 조직의 성과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AI를 얼마나 많이 쓰고 시간을 절약했는지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문화, 리더십을 AI에 맞게 바꿨는지가 성과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기존 업무에 AI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AI가 업무를 수행한다는 전제 아래 사람의 역할을 다시 배치하는 ‘워크 리디자인(Work Redesign)’을 제시했다.
AI가 조직 안에서 맡는 역할이 커지면서 HR의 범위도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사람만 관리하는 ‘휴먼 리소스’에서 AI 에이전트와 로봇까지 함께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리소스’로 개념을 넓히고,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 연구소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환경에서 근거가 되는 숫자와 논리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는 성장률과 수출 등 총량지표가 개선되는 것과 달리 부문별 회복 속도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는 ‘초양극화와 착시’로 진단했다. 특히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내수와 투자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물가가 잡히면서 금리 인하와 자금 완화가 이어질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업황까지 부진하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조 소장은 본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차입이 늘고 투자 판단까지 어긋날 경우 자금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며 “유동성 관리가 기업의 생사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