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다

한 걸음 물러나서 세상을 바라보면, 기업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을 이해하는 국민이 많아야 국가가 발전한다. 최근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50대 대기업집단[1]의 지배구조, 오너 가계도, 유망 상장사를 국내 최초로 한 권의 책에 체계적으로 담아낸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가 2025년 4월에 출판되어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 책은 이민주 더밸류뉴스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과 더밸류뉴스 특별취재팀이 함께 작업하여 저술한 것이다. 이민주 대표는 가치투자 전문가이다.[2]

이 책은 기본적으로 투자가이드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훨씬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은 2년간의 고된 작업을 통하여 대기업집단과 가치투자의 개념을 연결시키는데 성공하여 한국 사회에 만연하는 반기업정서를 극복하고 일반국민들이 대기업집단과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근거와 실천적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한국에서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소개 이미지. [자료=북인어박스]

 

◆투자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길잡이

이 책은 무엇보다도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책은 국내 50대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계열사별 사업 구조, 산업별 위치, 대주주의 투자 전략, 그리고 신사업 진출 흐름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투자에 필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이해하고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 투자자는 이를 통해서 한국의 산업별 성장 동향과 미래 발전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주가를 기업 미래실적의 종속변수로 이해하는 필자는 기업의 수익모델이 전해주는 미래 실적 전망이 투자수익률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3]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실제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의 수익모델과 이익의 지속 가능성이다.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는 기업의 수익모델을 다이어그램과 수치, 전략 요약을 통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정리함으로써 투자자의 결정을 돕는다.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한 투자자는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보다 안정적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이를 통해서 기업과 동행하는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 연구의 참고자료

이 책은 단지 개인 투자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공정거래법이나 경제법을 강의하거나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이 책은 중요한 참고자료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제법, 특히 공정거래법의 상당 부분이 대기업집단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들의 내부 구조와 전략을 실증적으로 설명한 자료는 매우 드물다. 이 책은 그런 자료의 공백을 채워주며, 교육현장과 학계에서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저자와 취재팀은 2년에 걸쳐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체계화했다. 일반인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 내 구조와 흐름, 비상장 자회사까지도 폭넓게 조망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국내 대학 도서관은 물론, 해외 대학의 동아시아 관련 학술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향후 이북(e-book) 형태로 시리즈로 제작되어 국내외 도서관에 보급된다면, 한국 재계 연구의 기초 자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단지 50개의 대규모기업만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를 망라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치 있는 연구 자료가 될 수 있다.

◆기업의 투명성과 정보접근성 제고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이른바 재벌 기업의 구조를 시민사회와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4]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 순환출자 고리, 신사업 진출의 맥락 등을 시각적으로 정리함으로써, 기업의 실제 모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는 기업 스스로에게는 책임경영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신뢰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재벌 기업을 둘러싼 정보가 일반 시민에게도 쉽게 접근 가능해지면, 정보 격차로 인한 자산 불평등도 완화될 수 있다.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를 바탕으로 기업 분석을 시도할 수 있게 되고, 올바른 판단을 통해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공공도서관 수는 1,271개로 전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는 만큼, 이 책이 공공도서관에 비치된다면, 전국민의 경제 리터러시(economic literacy)[5]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들은 스스로 자신의 투명성을 더 조심스럽게 관리하게 될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투자자 시대의 안내서

2024년 12월 말 기준 한국의 주식 투자자는 약 1,423만 명에 이르며, 연령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주식 시장 참여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고, 20~30대 젊은층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는 단순한 정보제공을 넘어, 투자자 스스로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다.

한국에서 주식투자를 통하여 큰 자산을 이룬 사람들은 주식을 통하여 기업의 주인이 되고, 기업과 동반성장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6] 이들은 이러한 자신의 선견지명으로 인하여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산을 축적하였다.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는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여 대기업집단의 주식에 투자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든 대기업집단에 올라타야 한다.”[7] 이것은 다소 거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인사이트로 가득 찬 말이다. 귀담아들을 일이다. 

이 책은 50대 기업에 주식투자를 함으로써 기업과 함께 개인의 자산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8] 대기업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동의하고, 탁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9] 

사회가 재벌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동원하여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는 현실 속에서, 대기업집단에 투자하여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부를 늘려갈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가 한국에서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이 묵직하고 힘찬 저자들의 목소리가 널리 전달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가 도움이 되는 분들

이 책은 산업 트렌드와 재계 전략을 이해하고 싶은 직장인, 종목 선정에 전략적 인사이트가 필요한 투자자, 한국 산업구조의 맥락을 알고 싶은 경제학도 및 언론인, 산업정책 및 공정거래 관련 공무원이나 연구자, 금융 및 재무 관련 학계와 실무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필독서이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하게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읽히는 교양서적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하여 많은 국민들이 인사이트를 가지고 대기업집단에 투자하여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부를 늘려가면, 국가도 동시에 발전하게 된다. 

일반국민들에게는 대기업집단에 투자하라는 저자들의 조언이 다소 생소할 수가 있겠지만, 가끔은 외진 곳에 길이 있다. 금융 데이터를 오래 다루다 보면, 이 조언이 금융시장의 작동원리를 꿰뚫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또한 필자의 직업적 경험 때문에 경제법, 특히 경쟁법[10]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교수들이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참고하도록 추천하고 싶다.

윤진기 경남대 명예 교수. [사진=경남대]

[주석]

[1] 대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의 ‘대규모기업집단’을 줄여서 언론이나 정책 설명 등에서 포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지만, 정의되지 않은 일반적 표현이다. 2024년 기준 총 88개 대규모기업집단이 지정되어 있다. 자세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2025년 공정거래백서, 291면 이하 참조.

[2] 이민주 대표가 저술한 《대한민국 업종별 재무제표 읽는 법》, 《워렌 버핏처럼 재무제표 읽는 법》 등 ‘재무제표 시리즈’는 1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3] 윤진기, “숫자로 살펴보는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가치”, 버핏연구소, 투자칼럼, 2022.12.04(2025.04.16. 검색); 

윤진기, “숫자는 미래를 말한다”, 버핏연구소, 투자칼럼, 2022.06.14(2025.04.16. 검색)

[4] 재벌은 창업주 또는 특정 가문이 지배권을 행사하는 한국 특유의 가족 중심 기업집단을 말하며, 이는 법률상의 개념이 아니고 사회적 개념이다. 학술, 언론, 정치 담론에서 비판적 또는 설명적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며, 부정적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대규모기업집단 중에서 가족이나 세습 경영을 하게 되는 경우에 재벌로 불리게 되지만, 실제로는 그런 구분을 하지 않고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에는  모두 재벌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5] 경제 리터러시(economic literacy)는 ‘경제 문해력’으로 번역되며, 개인이 경제 개념, 원칙, 제도, 자료 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명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6] 박영옥, 《주식투자 절대원칙》, ㈜센시오, 2022, 107면 이하; 조문원, “가치투자란 나에게 무엇인가?” 강의동영상, 버핏연구소> 온강> 투자의지혜(2025.04.16. 검색); 존 리, 왜 주식인가? 이콘출판, 2016, 87면.

[7] 이민주 외, 대한민국 2025 재계 지도, 북인어박스, 2025, 41면.

[8] 위의 책, 5면.

[9] 포스트 민주주의(Post-democracy) 담론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을 움켜쥔 거대기업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거대기업의 존재가 반드시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윤진기,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아야 거대기업이 많을까?”, 버핏연구소, 투자칼럼, 2018.06.05 (2025.04.16. 검색); 윤진기, “숫자로 본 독점규제의 딜레마”, 버핏연구소, 투자칼럼, 2018.06.11 (2025.04.16. 검색) 포스트 민주주의는 영국의 정치사회학자 콜린 크라우치(Colin Crouch)가 2004년 그의 저서 《Post-Democracy》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개념화한 것으로, 민주주의의 외형은 유지되지만, 실제 정책 결정은 소수의 엘리트, 로비스트, 대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정치사회학적 담론이며, 민주주의의 변질을 설명하는 비판적 개념으로 사용되고, 반기업정서를 부추긴다.

[10] 경쟁법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률들의 총칭을 의미한다. 이것은 핵심법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약칭: 공정거래법)을 중심으로 여러 관련 법률로 구성되어 있다. 경쟁법은 경제법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다.

mentorforall@naver.com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