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탄소섬유·수소·AI' 삼각편대로 소재 분야의 글로벌 키플레이어로 점프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효성그룹이 지난 7월 1일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HS효성이 별도 지주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효성그룹 전체 계열사 57개 중 6개사만을 이관받았지만, 그 면면은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타이어코드 사업과 세계 3번째로 개발한 탄소섬유 기술을 보유한 HS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끌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글로벌 거점인 효성홀딩스USA와 비나물류법인, 그리고 효성토요타와 광주일보까지 알짜 계열사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분할 이후 첫 성적표인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541억원, 영업이익은 94.5억원을 기록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중국발 전기차 붐에 힘입은 타이어코드의 성장 모멘텀을 기반으로,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와 차세대 동력원 수소,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AI 사업을 성장의 삼각편대로 삼아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1971년생(53) △경복고(1990)·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1994) △베인앤컴퍼니 서울지점 입사(1995) △효성 구조조정 태스크포스팀(TFT) 경영혁신팀(1998) △일본 NTT 커뮤니케이션 본사 법인영업담당(1999)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2000)·상무(2003)·전무(2007)·부사장(2012) △효성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2014) △효성 전략본부장 사장(2017)·총괄사장(2018) △효성 사내이사 재선임 및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2022)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사내이사(2024) △HS효성 부회장(2024. 7~현재)
◆HS효성, 글로벌 소재기업 도약 시동...AI·데이터·친환경 사업 시너지 기대↑
HS효성은 효성그룹과 분할 후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새로운 지주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HS효성의 주력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3조202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성그룹 계열사 중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출 8295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2.6%, 24% 증가했다. 특히 타이어코드 사업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전기차 생산 확대로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타이어코드 주문량이 늘어 타이어소재 사업에서 49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5.3% 성장한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Research Nester)는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3조2200억원에서 내년 약 13조 8900억, 오는 2037년 32조9200억원으로 연평균 7.2% 성장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은 고성능 타이어 코드 시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약 35%의 점유율을 차지할 거로 예상했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AI와 데이터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VSP5000시리즈는 최고의 안정성을 요하는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일보는 '2024 광주에이스페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K-콘텐츠를 이끌 시장과 투자처로 부각하면서 전년대비 수출상담건 52% 증가라는 성과를 얻었다.
HS효성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 90%를 달성하며 현지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시 항공 모빌리티부터 수소차까지...HS효성첨단소재, 친환경 소재로 미래 연다
HS효성은 차세대 소재 '탄소섬유'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올해 34.3억달러(약 49조1200억원)에서 오는 2033년 63.6억달러(약 91조800억원)로 연평균 7.1% 성장 전망이다. 해당 시장은 도시 항공 모빌리티(UAM)와 수소 저장용 압력용기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22년 10월 초고강도 탄소섬유(T-1000급)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그간 주력으로 생산해온 T-700급 탄소섬유를 주로 수소연료탱크, 전선심재, 태양광 단열재 등의 용도로 공급해왔다. 효성첨단소재의 T-700급 탄소섬유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이상 높은데 T-1000급 탄소섬유는 철과 비교해 강도가 14배 이상 높다.
조현상 부회장은 "탄소섬유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소재로 향후 수소차량 증가 등 시장 성장에 발맞춰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고압용기용 탄소섬유 시장이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2만4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 남부의 효성비나코어 머티리얼즈에 533억원을 출자해 내년까지 연산 5000톤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탄소섬유 세일즈'에 주력해 HS효성을 세계 시장점유율 10%, 세계 5위 수준에서 오는 2028년까지 '톱3'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 "가치경영으로 승부"...재무건전성 vs 미래투자 리더십 시험대
조현상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로 미래 가치 창출에 나섰다. 1971년생인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2000년 효성그룹 입사 후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에는 HS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를 맡으며 책임 경영에 나섰고 올해 7월 HS효성 출범과 함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새로운 출발과 함께 발표한 HS효성의 CI 'Masteria'에는 그의 경영 철학이 담겨있다. '세상을 이끄는 별(Leading Star)'과 '가치 나무(Value Tree)'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통해 "과학, 기술 및 집단 지성의 힘을 활용하여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를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산업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선대 회장의 '산업입국(産業立國)' 철학과 60년 역사 계승이라는 지속성을 바탕으로 한다.
"주주와 고객, HS효성 가족, 협력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삼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가치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는 그의 포부는 '가치, 또 같이'라는 슬로건으로 구체화됐다.
남은 과제는 재무건전성 강화다. HS효성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와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조현상 부회장의 소통형 리더십과 미래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 선임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HS효성이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