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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절반의 성공'

- 유진투자증권 CEO 15년 5개월 근무하며 '증권업계 최장수 CEO'

- "유경선 회장과 형제 사이 돈독... 분가(分家) 없다"

  • 기사등록 2024-06-07 08: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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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희민 기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국 증권업계의 75년 역사를 통틀어 최장수 CEO에 등극해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창수 부회장은 유진투자증권을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중형 증권사로 점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실적 부진과 리스크 관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3년생(61)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경영학석사(MBA) △유진종합개발 사장(1997) △유진그룹 시멘트부문 대표(2004)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2007. 5~2009. 5. 2011. 1~현재)


◆재임 기간 15년 5개월, '역대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  


유창수 부회장의 유진투자증권 CEO 재임기간은 총 15년 5개월이다. 유 부회장은 2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만 13년 5개월째 근무하고 있고 앞서 2007년 5월부터 2009년 5월까지 2년 동안 유진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다. 

 

그간 국내 증권사 CEO 가운데 최장수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로 2010년 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3년 7개월 재임했다. 그 다음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로 2008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CEO 재임기간 만 13년이다. 1956년 국내 최초 증권사 교보증권이 설립된 이래 75년 동안 숱한 CEO가 명멸했지만 재임기간이 10년이 넘었던 CEO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주식 시장이 부침이 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니 장수 CEO도 드물었다. 


유창수 부회장이 최장수 CEO에 등극한 비결은 무엇보다도 '오너 경영자'라는 점이 꼽힌다. 그는 유재필 유진그룹 창업주 3남으로 친형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함께 유진그룹을 이끌고 있다. 유창수 부회장은 유진그룹 지주사 유진기업(대표이사 최종성) 2대 주주(6.85%)이며 유진투자증권(1.34%), 남부산업(19.01%) 지분도 갖고 있다. 유진기업 1대 주주는 유경선 회장(11.54%)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경영학석사(MBA)를 받았고 유진종합개발 사장, 유진그룹 시멘트부문 대표를 비롯한 여러 계열사 경영을 맡기도 했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유진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현황. 2023. 12.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유창수 부회장은 유진그룹의 금융증권 계열사를 책임 경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로는 유진선물(100%), 유진자산(100%), 에버베스트 PEF(11.0%), 유진프라임(100%)이 있다.


유진그룹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발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72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6단계 점프했다. 그룹 전체 매출액 4조3720억원, 순이익 316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5.87%, 88.01%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도 순위가 상승한 것은 방송사 YTN 인수 등으로 공정 자산이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유진그룹 현황과 지배구조. 2023. 12.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기자본 조(兆) 단위 '중형 증권사' 진입시켜 


오너 경영자가 장수 CEO 비결의 전부는 아니다. 유창수 부회장은 유진투자증권을 자기자본 1조원대의 중형 증권사로 점프시킨 성과를 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겼다(1조119억원. K-IFRS 연결 기준). 별도 기준으로는 9685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 자기자본이 조(兆) 단위에 진입하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약 10배의 부채를 조달해 투자, IB(Investment Bank) 등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을 대형증권사로 분류하고 1조원이 넘으면 중형 증권사로 분류한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조6477억원, 영업이익 270억원, 당기순이익 307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9.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17%, 95.54% 급증했다. 지난해 증권업황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라는 평가다.기업금융, 운용 부문 수익성이 개선됐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유진투자증권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사업보고서]

전체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도 눈에 띈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자기매매업 순이익은 890억원으로 전년(2022년)에 적자를 기록한 것 대비 138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업도 같은 기간 62억원 적자에서 24억원 흑자로 개선됐다. 위탁매매업 영업수익은 1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억원 늘었다. 다만 영업비용 증가로 순손실을 벗어나진 못했다.

 

◆'증권업무의 꽃' IPO 최하위(18위), 내부 리스크 관리도 도마

 

그렇지만 그의 책상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증권사의 본업에 해당하는 ECM(Equity Capital Market·자본캐피탈마켓), DCM(Debt Captital Merket·부채캐피탈마켓)에서 유진투자증권은 존재감이 미미하다. 더밸류뉴스가 운영하는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은 ECM  12위, DCM 29위를 기록했다. 'ECM의 꽃'으로 불리는 IPO(기업공개) 주관에서 유진투자증권은 18위를 기록했다(인수금액 기준). 체급은 중형 증권사이지만 여기에 맞는 내공을 갖추자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내부 리스크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유진투자증권 소속 임원 A씨는 코스닥 상장사 SFC 주가가 급등할 당시 허위 정보를 유포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같은 해 7월에는 강모 영업이사가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향을 추천하는 불법 리딩방을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진투자증권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가 흔들렸다. 

 

여기에 대응해 유창수 부회장은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PF 매입확약 금액을 축소시켰고, 부실이 우려되는 PF(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손실을 선반영해 충당금을 설정했다. 지난 2022년 말 8273억원이던 부동산 PF 우발채무 금액은 지난해 3분기 7871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충당금은 1112억원(2023년 3분기)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200원 증가했다.

  

ECM 본업 개선을 위해 카카오페이 등 초대형 딜(deal) 주관을 이끌었던 유장훈 상무를 지난해 6월 IPO 실장으로 영입하며 IPO 조직 강화에 나섰다. 올해 씨메스 공동주관사를 맡은 것에 이어 하반기 최소 3곳의 상장예비심사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청구 연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직원 소통에 적극적, 수행비서 등 측근 장기 근무


유창수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에 적극적이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행기사가 처음으로 가족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하자 유 대표는 휴가를 연장해 주고 금일봉을 전달하며 잘 다녀오라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는 일화가 있다. 이런 성품 덕분에 그를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수행비서와 수행기사 장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친형 유경선 회장과 분가설이 나도는 것과 관련, 유진그룹측은 "두 형제가 분가하면 시너지가 소멸돼 피해가 막대하다. 형제 사이가 돈독하다"고 밝히고 있다. 


[CEO탐구]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 국내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경영 성적은 \ 절반의 성공\ 유창수(왼쪽)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이 2020년 5월12일 제66주년 창립기념식에서 25년 근속자 대표 김익수 DT추진팀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유창수 부회장은 올해 1월 유진투자증권의 3대 성장 전략으로 차별화된 전문성 육성, 시적인 비즈니스 피보팅(Pivoting), 글로벌 사업 본격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STO(토큰증권)를 포함한 디지털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부터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으며 실제 구현 테스트를 마쳤다. 


taemm07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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