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이사 최윤호)는 지난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진을 일부 개편했다.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임기 3년의 사외이사를 마치고 물러 났고 이미경 환경연대 대표가 신임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이로써 삼성SDI 사외이사는 이미경 신임 사외이사를 포함해 권오경 한양대 석학교수,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 최원욱 연세대 교수의 4인으로 구성됐다. 권오경·김덕현·최원욱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삼성SDI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됐고 이번에 재선임됐다. 이사회 의장은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사내이사)이다.
◆박태주 전 사외이사, 재선임 유일 탈락... 사내식당 위탁운영 '반대' 표명
유일하게 이번에 사외이사에 재선임되지 않은 박태주 전 사외이사는 지난 한해 동안 모두 7차례 개최된 삼성SDI 정기 이사회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1월 27일 개최된 2022년 1월 27일 개최된 제1차 정기 이사회에서 '사내식당 위탁운영계약 체결의 건'에 대해 단체 급식 거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와 같은 제재 사항 발생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2021년 6월 공정위는 삼성SDI를 비롯한 삼성그룹 4개 계열사가 2013년부터 사내급식 일감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줘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당시 회의에는 박태주, 권오경 김덕현, 최원욱 사외이사 4인과 전영현 의장, 김종성 경영지원실장, 장혁 부사장(이상 사내이사) 등 모두 7인이 참석했다. 박태주 사외이사를 제외한 전원은 찬성을 표명했다.
또, 박태주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2월 17일 개최된 내부거래위원회 회의에서 '학교법인 충남삼성학원 후원금 지급 심의의 건'에 대해 "충남삼성학원의 장기적인 지원방향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그해 3월 10일 내부거래회원회 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헝가리법인 유상증자 참여 심의의 건, 헝가리법인 지급보증 심의의 건의 두 건에 대서는 기권을 표명했다. 당시 회의에는 박태주, 김덕현, 최원욱, 권오경 사외이사 4인 전원이 참석했고 박태주 이사를 제외한 3인은 찬성을 표명했다.
박태주 전 사외이사는 진보성향의 노동 전문가로 분류되고 있다.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 노동개혁 TF팀장(비서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를 지냈다. 2007~2009년 현대차 노사전문위원회 대표를 맡아 노사 합의로 노동시간단축 프로그램인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영국 워릭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신임 이미경 이사, 여성비율↑·ESG 경영 진일보 평가
이번에 새로 짜여진 사외이사진(권오경 김덕현 이미경 최원욱)은 여성 비율이 50%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 합류한 이미경 사외이사는 환경재단 대표로 환경부 중앙정책위원회 위원,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삼성SDI측은 "이미경 사외이사 선임으로 회사의 친환경 전략에 대한 자문과 제안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외이사에 재선임된 권오경 한양대 교수, 김덕현 변호사에 대해 의결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부당지원행위에 관여한 임원을 회사의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에 찬성하는 등 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전영현 부회장(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도 "2017∼2021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매년 이사회에서 사내식당 위탁운영계약 체결을 승인해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이와 반대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이들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했다. 수책위는 "이들이 참여한 이사회에서는 사내식당에 대한 경쟁입찰을 도입하는 것을 논의했고, 실제로 경쟁입찰이 이행됐다"며 이사회 선임에 찬성을 표명했다.
삼성SDI 이사회는 지난 한해동안 정기회의 7차례, 임시회의 1차례를 포함해 모두 8차례 개최됐다. 이들 8차례의 회의에서 사외이사 4인 전원이 100% 참석했고 박태주 이사를 제외한 전원이 안건에 100% 찬성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SDI 이사회는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3명(전영현 이사회 의장·최윤호 대표이사·김종성 경영지원실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측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