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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IPO 연기'에도 기대감 여전한 3가지 이유

- 고객DB, 배송법 등 활용할 경우 '판' 바꿀 수도

  • 기사등록 2023-01-13 17: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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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컬리는 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배송법, 보관법, 고객 데이터(DB)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다면 어느 순간 폭발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컬리의 IT인력 대규모 채용은 이런 부분이 감안된 게 아닌가 싶네요." 


"컬리를 K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K사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도덕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김슬아 대표는 주식을 팔지 못합니다. 오히려 컬리 투자자에게는 이번 (매도) 물량이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컬리를 장투(장기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최근 'IPO(기업공개) 연기'를 발표한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대표이사 김슬아)에 관해 어느 비상장 주식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컬리는 2015년 국내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열어 젖히며 한국 유통 비즈니스에 한 획을 그었지만 김슬아 대표가 최근 IPO 연기를 발표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주식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면 컬리의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이유가 뭘까.


김슬아 컬리 대표가 컬리 배송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컬리]

◆한때 '몸값 7조'였다가 IPO 다시 연기
 

겉으로 드러나는 컬리는 2015년 설립 이래 가장 큰 도전을 맞이한 상태이다(컬리의 법인설립일은 2014년 12월 31일이다). 


컬리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도 '간당간당'하다. 1조원이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간당간당'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컬리의 기업가치가 한때 최대 7조원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적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설립 직후인 2016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손실 추이를 살펴보면 986억(2019년)→1163억(2020년)→ 2177(2021년)으로 커지고 있다. 컬리는 현재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창원과 평택 물류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다. 또 지난해에는 ‘뷰티컬리’를 론칭하면서 광고모델로 ‘제니’를 내세우는 등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의 매출액, 영업손실률 추이. [자료=컬리 감사보고서]

◆"추가 투자 유치 어려울 수도..."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컬리의 기업가치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이 맞물리며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스타트업 투자가 철회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기에다 컬리는 그간의 투자 유치로 김 대표의 지분율이 현재 5%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더 이상의 투자 유치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컬리는 현재 전국 권역 배송을 위해서는 더 많은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청과 대구, 부산, 울산 지역까지 인프라를 확장시켰으며 창원과 평택 물류센터 건립을 하고 있다 이렇듯 컬리가 인프라 구축을 지속하면서 컬리의 현금 유동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컬리는 최근 프리IPO로 약추가 투지유치에 성공해 약 250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컬리는 현재 대략 3000억~4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컬리는 비상장사이며 지난해의 경우 3월 31일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컬리는 현금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컬리측는 "계획 중인 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 가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 침체와 지분율 문제로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려워진 스타트업.... 이것이 겉보기에 드러난 컬리의 현재이다. 


◆고객DB 활용할 경우 '판' 바꿀수도... 영업손실률 감소세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자 사이트나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컬리의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우선 컬리가 영업손실폭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기된다. 컬리의 영업손실액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면 영업손실률(영업손실/매출액)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컬리의 영업손실률을 살펴보면 마이너스(-) 26.61%(2017년)→-18.72%(2018년)→-23.76%(2019년)→-12.20%(2020년)→-13.94%(2021년)로 감소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적자 분석은 영업손실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같은 추세라면 쿠팡의 경우 처럼 2~3년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컬리의 본원적 경쟁력(core competency)이 차별화돼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컬리는 국내 최초의 새벽배송 스타트업으로 그간 식품 배송을 하면서 독보적인 배송법과 보관법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DB)를 갖고 있기도 하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컬리가 현재처럼 상품 팔아서 수수료 챙기는 구조로 유지된다면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아마존, 애플, 네이버같은 플랫폼처럼 그간의 노하우와 DB를 기반으로 획기적인 수익모델을 만든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김슬아 대표가 도덕적으로 '클린(clean)하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크호스' 뷰티컬리 주목해야"

 

지난해 새로 론칭한 명품 뷰티브랜드 ‘뷰티컬리'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컬리는 컬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뷰티컬리의 명품 뷰티 판매량이 9~10월 같은 같은 기간 보다 3.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화장품 업계가 중국 리오프닝의 기대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업황이 회복되고 있는 점, 뷰티컬리가 론칭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뷰티컬리의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고 있는 부분이다. 


컬리는 블랙핑크의 ‘제니’를 ‘뷰티컬리’의 메인 모델로 내거는 승부수를 띄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뷰티컬리’는 컬리의 온라인 화장품 유통 사업으로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하이엔드 브랜드와 신생 인기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켜 타업체들과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또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판도를 열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를 자회사인 헤이조이스를 활용하며 적극 참여하고 있다. 


'뷰티컬리' 광고 사진. [사진=컬리]온라인 화장품 유통 사업은 오프라인 화장품 사업에 비해 마진이 비교적 크며, 온라인 침투율이 30%대로 타 업계와 비교해 침투율이 낮다는 점, 신선식품 배달을 위한 구축된 기존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컬리가 ‘뷰티컬리’라는 추가적인 사업으로 기업가치를 이전처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엔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온라인 배송 서비스의 사용률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이미 실내 마스크 해제가 이뤄진 미국에서 이미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불변의 진리는 '기업은 실적으로 말한다'이다. 2015년 컬리 설립 이래 숱한 도전을 헤쳐 나온 김슬아 대표의 경영 능력에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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