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이상협 기자
컴투스홀딩스(대표이사 이용국)가 지난해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의 신사업에 나섰다가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도 이들 신사업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내세워 올해 실적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 가상자산 시장 '빙하기'로 타격
27일 더밸류뉴스가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H투자증권, SK증권 등의 추정치를 종합하면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 1205억~1390억원, 영업손실 15억~3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년비 매출액은 17% 가량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컴투스홀딩스의 지난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850억원, 영업손실 54억원, 손손실 438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9% 감소했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컴투스홀딩스가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NFT 신사업이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의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국내 게임사 가운데 블록체인과 NFT 기반의 P2E(플레이투언·일명 '돈버는 게임')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한 곳으로 꼽힌다. P2E 게임의 경우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게임빌 프로야구’를 포함해 모두 6종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했다. 여기에 NFT 마켓플레이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결과는 부진했다. 때마침 '크립토윈터'(crypto winter·암포화폐 빙하기)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시장이 싸늘하게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크로매틱소울:AFK 레이드'의 경우 핵심시장에 해당하는 동남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같은 사정을 반영해 컴투스홀딩스 주가는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7일 오후 현재 컴투스홀딩스 주가는 4만51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 대비 76.61% 급락했다.
◆블록체인 '엑스플라(XPLA)' 오픈…시행착오 반영 '독자 구축'
그럼에도 컴투스홀딩스는 올해도 이들 신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그간의 시행착오를 대폭 반영해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8월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공식 출범했다. 엑스플라는 NFT, 웹3 게임, 메타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들어있는 메인넷이다. 이는 지난 P2E 플랫폼 C2X를 론칭했다가 얻은 시행착오를 반영한 것이다. 컴투스홀딩스측은 “테라 메인넷 기반의 C2X가 테라-루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엑스플라는 컴투스 그룹을 중심으로 구축한 독자적인 메인넷"이라고 밝혔다.
엑스플라는 컴투스 그룹이 주도적으로 구축했다. 엑스플라는 안정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제나애드, 덱스랩, 해치랩스 등 파트너들과 협업했다. 메인넷의 초기 검증자에는 컴투스 그룹과 오지스, 딜라이트 등 파트너가 합류해 메인넷의 신뢰도를 높였다.
엑스플라는 현재 엑스플라는 ‘게이트아이오’,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엑스(CoinEX)’에 상장돼 글로벌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게 됐다. 반면 엑스플라가 상장돼 있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해 엑스플라의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고, 컴투스그룹이 손실을 봤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와 관련, 컴투스그룹은 "FTX거래소에 투자하지 않아 재무적 손실이 없다"고 밝혔다. 가상자산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당시 엑스플라코인의 전체 유통 물량은 8523만개 정도로 총 발행량 20억개의 4.26%에 해당됐다.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글로벌, 코빗 등 글로벌 거래소를 제외하고, FTX 사태로 출금이 막힌 엑스플라는 전체 물량의 1.6%에 해당되는데 이중 개인투자자들의 물량은 1% 미만으로 파악된다.
컴투스홀딩스는 FTX 사태 관련 엑스플라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체적인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 검토 중인 방안은 ’거버넌스 프로포절(Governance Proposal)’ 승인을 거쳐 예비 항목으로 배정된 엑스플라 리저브 물량을 FTX 내의 엑스플라 투자자들에게 우선 지급하는 방안이다. 다만 엑스플라 투자자들의 소유 증명과 지급 방식에 대한 법률, 기술적 검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되거나 진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FTX 문제 해결과 관련해 변함없는 지원 의지를 가지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내용에 대한 공지 곧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엑스플라는 지난해 10월 백서(Whitepaper)를 공개하며 메인넷에 대한 상세 정보와 비전 등을 공유했다. 이어 유통 물량을 실시간 수준으로 공개하는 공시 정책을 발표하고, 상시 외부 감사를 받으며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신뢰성 확보에 주력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신작 게임 ‘월드 오브 제노니아' 상반기 론칭
이같은 전략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점수를 주고 있다. SK증권은 "중장기적으로 게임 시장의 대세가 P2E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컴투스홀딩스가 올해 매출액 1,390억원, 영업이익 33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비 20.8% 증가하고 영업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투스홀딩스의 본업에 해당하는 '게임' 신작 출시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게임산업은 게임 하나가 잘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따라서 신작 게임 출시 및 성공 여부가 주요 평가 요인이 된다. 지난 8월 출시한 ‘워킹데드:올스타즈’는 출시 이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컴투스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사업수익은 2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다만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신작 게임 또한 흥행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출시될 신작들의 추가 성과가 나타나야 실적 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올 상반기 선보일 예정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월드 오브 제노니아'(가칭)가 컴투스홀딩스의 올해 실적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컴투스홀딩스의 인기 게임인 '제노니아' 시리즈의 하나로 컴투스홀딩스는 이 게임 흥행 성공을 최근 조직 개편까지 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월드 오브 제노니아’는 사내테스트를 통해 그래픽 수준, 스토리 텔링, 게임성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현세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송병준 의장, 블록체임·NFT 신사업 주도
컴투스홀딩스의 히트 게임 '제노니아' 시리즈를 성공시킨 주역이다.
1996년 서울대 전기공학부 재학중 서울대 벤처창업동아리를 만들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00년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을 창업했고 현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