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플랫폼을 통해 보험 가입부터 부가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혁신 서비스 모델이 새해에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31일 신년사에서 "2022년은 손해보험산업이 혁신이라는 날개를 달고 비상(飛上)하는 여호첨익(如虎添翼)의 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호첨익이란 호랑이가 날개를 달고 비상하여 더 큰일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정지원 회장은 "2021은 보험료 할인할증으로 과도한 비급여 의료의 통제가 가능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새로 출시되면서 구조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불필요한 시술이 잦은 영양 주사 등의 문제 비급여 항목은 치료 효과 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보험금 지급심사 절차가 개선됐고, 의원급의 비급여 진료비까지도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등 정부의 투명한 비급여 관리체계도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 "반려동물 용품판매·동물병원 예약+보험 가입은 유망 서비스"
정 회장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손해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겠다"며 "보험사의 플랫폼에서 보험 가입부터 부가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용품 판매나 동물병원 예약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물품 판매나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보험 가입도 지원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는 좋은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당국에서 구상 중인 보험사의 마이페이먼트업 진출이 허용되면 플랫폼에서 원스톱 결제가 가능하게 돼 소비자가 한층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키우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회장은 "보험은 '신뢰 비즈니스(Credit business)'이며, 소비자 신뢰라는 보험산업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산업 성장을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현장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금융당국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회장은 "국민보험인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은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핵심 생활 안전망이지만 일부 부당한 과잉청구 등으로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증가되고 보험제도의 지속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광잉청구 사례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 국민보험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실손의료보험의 정상화'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 회장은 "보험금 누수의 주된 원인인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 문제 비급여 항목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보험금 지급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과잉진료를 차단하고, 그 외 문제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도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막을 수 있도록 관련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공정한 지급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의료기관 스스로 과잉진료를 자제하면서 관련 불법행위가 발붙일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우선되어야 하며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일부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브로커를 통한 환자 알선 등 의료법상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국회 및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비급여 진료비 고지 등 의료기관의 의무사항이 잘 지켜지도록 위반 시 제재규정 신설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기후 변화 리스크 비롯한 사회·경제 변화 대응 나서야"
사회·경제변화에 따른 보험의 역할 강화도 2022년 목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사회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위험들이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망으로서 손해보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위험보장은 손해보험의 기본이며, 손해보험의 역할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빈곳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빈틈을 채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기후 리스크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해결해야 할 위험이 됐다"며 "손해보험협회는 업계와 함께 보험상품 인수나 투자 등에 대한 기후변화 리스크를 사전 점검하는 한편 날씨로 인한 기업의 매출 하락 등 보험이 새롭게 보장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보험의 안전망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예정된 미래인 초고령 시대의 간병, 치매, 연금 등 관련 상품 수요 증가에 맞춰 시장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은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요양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요양서비스 시장에서 보험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필요한 제도정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 "우리 사회의 안전 사각지대를 사전에 찾아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차나 드론, 트램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의 원활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상품 개발을 활성화하고, 늘어나는 식당의 식중독 사고나 건설 현장의 붕괴 사고 등의 위험에 대해 피해자가 원활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보험 가입 제도화를 관계부처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보험산업 자체의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리고 밝혔다.
정 회장은 "내년에 시행될 IFRS17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함께 감독회계(K-ICS) 등 관련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금리 인상 등의 환경 변화로 발생될 수 있는 문제가 없는지도 다시 살펴야 한다"며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는 보험사기 차단을 위해서는 보험사기로 적발된 의료기관이나 정비업체의 외부 공표 등 관련 행정조치를 강화하고, 고의 교통사고나 환자 알선 브로커 등에 대한 수사 지원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변화는 삶의 법칙이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Change is the law of life. And those who look only to the past or present are certain to miss the future)를 인용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