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을 모태로 하는 DGB금융지주(회장 김태오) 주가가 최근 1년새 두 배 가까이 급등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DGB금융지주 주가는 9300원으로 마감해 전년 이맘때 대비 71% 가량 급등했다.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말(3365원)에 비하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6월 4일에는 52주 신고가(979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2Q 실적. 역대 분기 최대 기록
DGB금융지주의 이같은 양호한 주가 흐름은 무엇보다도 실적 개선 덕분이다.
DGB금융지주는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조1684억원, 영업이익 2337억원, 당기순이익 1686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비 소폭(3.9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5.71%, 54.96%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률이 20%로 전년비 9.07%p 상승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826억원, 5039억원이다.
DGB금융지주는 2011년 설립됐고 DGB대구은행,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뉴지스탁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에 실적 개선에 기여한 곳은 비(非)은행 부문이다. DGB금융지주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 기여도가 큰 이자이익보다 비은행 기여도가 큰 수수료이익을 늘리는 데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1351억원으로 전년비 36.33%, 전분기 대비 21.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자이익은 전년비 11.22%, 전분기 대비 4.77% 증가한 393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 810억원을 벌어들여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DGB캐피탈, DGB자산운용의 이번 2분기 순이익은 각각 251억원, 13억원으로 전년비 143.69%, 85.71% 증가했다. DGB캐피탈의 순이익은 DGB대구은행에 비해 금액은 적었지만 전년 동기 순이익이 103억원억원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DGB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12억원으로 전년비 68.39% 증가했다. DGB캐피탈의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은 308억으로 전년비 112.29% 증가했다. 이밖에 하이투자증권, DGB생명보험의 순이익은 464억원, 80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에 복합점포 오픈, 수도권 확장 전략... 글로벌 경영도 박차
이같은 호실적으로 김태오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 경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제3대 DGB금융지주 사령탑에 취임한 김 회장은 AI(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 기반의 무한 경쟁 시대에 생존하는 길은 신기술을 먼저 받아들이고 선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달 국내 1위 알고리즘 주식투자 플랫폼 기업 뉴지스탁을 약 268억원에 인수했다. 뉴지스탁은 주식시장에서 개인과 기관 사이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를 목표로 2천여 개의 모든 상장종목에 데이터 기반으로 평가를 제공한다. 뉴지스탁은 DGB금융지주 계열증권사 하이투자증권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 라오스에 리스업인 DLLC, 2018년 캄보디아에 특수은행은 DGB SB, 2019년에는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업인 MFI, 2020년 베트남 호치민 지점 개점 등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중구에 하이투자증권과 대구은행의 새 수도권 복합점포(DIGNITY(디그니티) DGB금융센터)를 오픈해 하이투자증권을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확장전략의 주력으로 내세웠다.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거점을 확대해 주요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와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태오 회장은 복합점포 개점식 기념사에서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국한되지 않고 수도권은 물론이고 글로벌 지점까지 개점하고 있어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새 복합점포가 DGB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수도권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