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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

- 2019년 취임 이후 M&A(인수합병), 신사업 의욕 진행했지만 성과 ↓

- 요기요, 쿠팡이츠에 뒤지며 3위로 내려앉아... 배달앱 중 유일하게 적자

  • 기사등록 2024-06-07 08: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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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출범 5년차에 진입한 GS '허태수호(號)'가 스타트업 투자 실패와 실적 부진으로 도전을 맞고 있다.  


허태수 회장이 의욕적으로 투자한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실적 부진으로 벼랑에 내몰렸고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프랜즈는 인수와 매각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하며 투자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GS그룹은 전년비 한 단계 하락해 9위를 기록했다. 허태수 회장이 이같은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일러스트=홍순화 기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1957년생(67) △서울 중앙고(1976)·고려대 법학과 졸업(1982)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1985) △콘티넨탈은행 대리(1986) △어빙행 과장(1988) △LG증권(현 NH투자증권) 입사(1988)·런던법인장(1997)·IB사업본부총괄 상무(2000)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2002)·경영지원총괄 부사장(2005)·대표이사(2007) △GS그룹 회장(2019. 12~현재) 


◆2019년 취임 당시 재계 7위→올해 9위 두 단계↓


허태수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GS그룹 2대 회장에 취임했다. 전임 허창수 회장이 2004년 GS그룹 초대 회장에 취임해 15년 재임하다 용퇴하자 뒤를 이은 것이다. 허창수 전 회장이 보수적 경영 스타일을 보여온 데 반해 허태수 회장은 M&A(인수합병)과 신사업을 의욕적으로 이끌며 혁신가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렇지만 성과는 부진하다. 허태수 회장은 허창수 전 회장 막내동생이다. 


GS그룹은 올해 초 공정위 발표 공시대상집단에서 9위를 기록했다. 전년 8위였다가 HD현대그룹에 밀리며 한 단계 하락했다. 허태수 회장 취임 시점인 2019년 GS그룹 순위가 7위였던 것에 비하면 두 단계 하락했다. 순위가 하락한 이유는 공시대상집단 순위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공정자산(비금융계열사 자산총계+금융계열사 자본총계)이 80조8240억원으로 전년비 1.24% 감소했기 때문이다. 재계 1~10위 대기업집단 가운데 공정자산이 하락한 곳은 GS그룹이 유일하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GS그룹 현황과 지배구조. 2023. 12.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실적도 부진했다. 그룹 전체 매출액 84조3380억원, 순이익 3조272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0.35%, 28.61% 감소했다(이하 K-IFRS 연결). GS그룹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GS그룹 매출액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GS칼텍스 매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8조6075억원, 영업이익 1조6837억원, 당기순이익 1조1527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0.37%, 58.97%, 59.25% 감소했다. 

 

GS그룹은 GS칼텍스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받아왔다. 허태수 회장은 2019년 취임 이후 M&A(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프렌즈와 어바웃펫이 여기에 해당한다. GS그룹은 그간 33개 스타트업과 7개 벤처펀드 등에 약 15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 스타트업 투자의 성과가 부진하다.    


◆배달앱 요기요, 쿠팡이츠에 밀리며 3위↓...펫프렌즈, 매각해도 추가 매수해도 딜레마


먼저 요기요부터 살펴보자. GS리테일은 2021년 8월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30%를 30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GS홈쇼핑과 합병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며 요기요는 밀리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와 더불어 배달앱 '빅3'이지만 매출액을 살펴보면 '빅3'라고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들 3개 스타트업의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배달의민족 3조4155억원, 쿠팡이츠 7925억원데 비해 요기요는 한참 뒤쳐지는 2857억원이다. 가장 최근 시장에 진입한 쿠팡이츠가 지난 3월 무료배달을 시작하며 요기요를 제친 것이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펫프렌즈 홍보 이미지. [이미지=펫프렌즈]

GS리테일이 2대주주(30%)로 참여하고 있는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는 1대 주주 사모펀드 IMM PE가 매각을 결정하면서 GS그룹이 난관이 봉착했다. GS리테일은 2021년 7월 IMM PE와 공동으로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지분 30%(325억원)를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됐다.


그런데 지난해 말 IMM PE가 펫프렌즈 매각을 공식화하자 GS리테일은 IMM PE가 내놓은 지분을 취득해야 할지, 동반 매각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IMM PE가 매각한 지분을 취득하면 영업손실 153억원을 떠안게 되고, 그렇다고 동반 매각하면 GS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또 다른 반려동물 쇼핑몰 어바웃펫이 펫프렌즈와 경쟁해야 한다. 


앞서 2018년 GS리테일은 어바웃펫을 50억원에 인수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사용자수를 비교하면 펫프렌즈(32만명대)가 어바웃펫(7만6000명)보다 4배 많다. GS그룹이 펫프렌즈 지분을 매각하면 펫프렌즈는 어바웃펫이 상대하기 버거운 경쟁사가 되는 것이다.


어바웃펫은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의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2021년 155억원, 2022년 302억원에 이어 지난해 1767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2022년 1월 550억원을 들여 인수한 푸드 스타트업 ‘쿠캣’도 2022년 영업손실 15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6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신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자 허태수 회장은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텐바이텐 대학로점 전경. [사진=텐바이]

GS리테일이 지난해 회수한 금액은 168억원으로 2022년 135억원보다 24.44% 증가했다. 2019년부터 누적 회수금액은 444억원이다. 매각된 사업 중에는 문구 판매 업체 '텐바이텐'이 있다. 2013년 8월에 160억원을 들여 인수했고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텐바이텐을 살리기 위해 GS리테일이 누적 103억원을 빌려줬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해 12월 4만529주(80%)를 백패커에 처분하며 20억원을 회수했다.


해외 기업들도 매각에 들어갔다. 동남아에 있던 홈쇼핑 사업 법인인 말레이시아 아스트로GS샵, 베트남 비비트레이딩, 인도네시아 MNC GSHS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소비자들의 주요 구매 채널이 온라인 전자상거래로 바뀌며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자 처분을 결정한 것이다. 매각 대신 비용효율화를 선택한 사업도 있다. 앞서 언급한 어바웃펫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제3자 물류(3PL) 시스템을 채택해 전문업체에 업무를 맡겼다. 쿠캣은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GS25를 통해 유통을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GS그룹 오너 가계도. [자료=버핏연구소]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에 따라 허태수 회장 미래 결정될 듯 


이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움직임을 놓고 업계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패가 팩트로 확인된만큼 현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적절한 의사결정"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애초에 면밀히 분석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손실"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허태수 회장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의 허씨 집안은 자녀가 다복한데 이는 어느 '왕자'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 대체 가능하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허씨 가문의 '왕자'들은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탐구] GS 허태수, 취임 5년만에 재계 7→9위 하락하고 신사업 부진...사업 조정 나서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회장이 지난 2021년 GS임원포럼에서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S]

허태수 회장은 고(故) 허준구(1923~2002) LG건설 명예회장의 다섯 아들 가운데 막내이다. 허준구 명예회장 슬하의 5형제는 '창정진명태'(허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로 불린다. 고(故) 허정구(1911~1999)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세 아들은 '남동광'(허남각·동수·광수)으로 불린다. 허태수 회장은 ㈜GS(2.12%), GS 건설(1.7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의 조부는 허만정(1897~1952) LG그룹 공동 창업주이다. 외동딸 허정현은 GS 지분 0.6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240억원대에 이른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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