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재입찰 요청을 수용해 인수 가격을 2000억원 낮춘 산업은행(행장 이동걸)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12일 참여연대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재입찰이 중흥건설의 인수조건 조정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인수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재입찰한 경우는 흔치 않다”며 "중흥건설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매각가를 높여야 하는 최대 주주가 인수업체의 매각가 하향 요청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중흥건설이 애초에 제시한 2조3000억원의 매수가격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 등에 투입한 공적자금 3조20000억보다 적은 금액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의 매도가격을 2000억원 낮추기 위한 재입찰을 진행했다"며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관련 규정 ▲재입찰의 절차 ▲재입찰시 협상과정 ▲관련 회의록 등 해당 의사결정 과정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또, 참여연대는 "산업은행은 산업의 개발·육성,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을 영위할 책임이 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회생기업에 대한 재입찰로 인한 가격할인 선례를 남긴다면 향후 최고가 낙찰자들의 재입찰 요청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산업은행이 향후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갖고 있는지를 질의했다. 또, 만약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재입찰 가격으로 매수하게 된다면, 향후 산업은행이 보유한 회생기업들의 주식매각시 희망기업이 재입찰을 요청할 때 준거자료가 될 지침이 존재하는지도 질의했다.
참여연대는 “2010년 당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와 유상증자에 투입한 공적자금만 약 3조2000억원 규모다”라며 “본입찰 후 인수업체의 요구만으로 2000억원을 깎아주었다면 산업은행은 국고를 낭비했다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산업은행은 공적자금으로 인수한 회생 기업을 매각할 때 국민에게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며 “국민 세금으로 살린 기업을 또 다른 기업에게 헐값으로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압도적인 금액인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적어냈는데, 이후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달 2일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재입찰을 진행했다. 재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000억원을 깎아 2조1000억원으로 수정된 입찰가를 제시했고 중흥건설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재지정됐다.
이와 관련 중흥건설 관계자는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M&A과정은 모두 적법하게 진행됐고, 중흥건설에서 특혜를 받았거나 특혜를 받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