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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재무제표] ①'영업이익률 45%'를 믿기 어려운 3가지 이유

- 1Q 연구개발비 절반 이상 자산화→해당금액 만큼 이익UP

-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 공급... 동일그룹이지만 '매출 인식'

  • 기사등록 2021-07-25 19: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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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국내 1위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재무제표를 집중분석하는 '셀트리온 재무제표'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셀트리온 재무제표에 관해 제기되고 있는 연구개발비의 자산화,사실상 내부거래임에도 매출로 인식되게 하는 지분구조, 올해 말 예정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합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셀트리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5.44%로 국내 30대 상장사 가운데 ㈜LG(45.9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기준)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국내 제조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6~7%를 훌쩍 뛰어넘는 이같은 양호한 수익성 덕분에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10위권에 올라 있다

 

▷ 본보 '[단독] LG, '1Q 영업이익률 1위' 30대 상장사...2위 셀트리온 연구개발비 자산화'(2021년 6월 19일) 참조.


그런데 셀트리온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과연 이같은 수익성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셀트리온 재무제표에는 일반 기업의 재무제표에서는 찾기 어려운 연구개발비의 높은 자산화, 사실상 계열사에 공급하는 매출채권, 사실상 내부거래임에도 매출로 인식되게 하는 지분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사진=셀트리온]

◆연구개발비 자산화∙매출채권UP→이익 증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로 791억원을 지출했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33억원(54.73%)을 비용이 아닌 자산(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연구개발비란 글자 그대로 '기업이 연구개발에 지출한 돈'이다. 이미 지출한 금액이므로 비용처리해야 마땅하지만 현행 K-IFRS 회계원칙에 따르면 기업은 연구개발비의 일부를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 가운데 장래에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면 해당 금액만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EBITDA(상각전 영업이익)가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셀트리온은 여전히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자산처리하고 있으며, 해당 금액은 고스란히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연구개발비. [이미지=셀트리온 분기보고서]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지속적으로 자산 처리하면서 무형자산이 조(兆) 단위를 넘었다. 1분기 연결 기준 셀트리온의 무형자산은 1조4478억원으로 자산총계(5조2114억원)의 약 3분의 1(27.78%)을 차지한다. 기형적인 재무제표가 된 것이다. 


셀트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채권. [이미지=셀트리온 분기보고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 동일그룹이지만 매출인식


또, 셀트리온이 제품을 사실상 동일그룹이 속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매출로 인식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셀트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채권은 1조3285억원으로 전년비 6.07%(761억원) 증가했다. 매출채권이란 쉽게 말해 제품을 외상으로 판매한 것으로 매출채권이 증가하면 해당 금액만큼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고스란히 늘어난다. 


셀트리온의 제품을 외상으로 구매하는 곳은 어디일까? 


다름 아닌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셀트리온의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셀트리온의 매출채권 대부분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셀트리온의 수주상황. [이미지=셀트리온 분기보고서]

셀트리온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에, 셀트리온제약은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1분기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은 3846억원이다. 이 기간 셀트리온 헬스케어향(向) 매출액은 3550억원이다. 매출액(별도)의 92.30%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발생한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향 매출을 제외한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불과 296억원(7.70%)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셀트리온 그룹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37.27%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만약 셀트리온이 이번 1분기에 연구개발비 전액을 비용 처리하고 매출채권이 지난해 1분기와 동일했다고 가정하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76억원이 아니라 883억원이 된다.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45.44%가 아니라 절반 이하(19.32%)로 뚝 떨어진다. 이런 의혹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 헬스케어에 대해 회계 감리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셀트리온 스킨큐어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직접 지분관계 없어 내부거래 아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식적으로 동일한 그룹에 속한다. 그래서 셀트리온이 셀트리온 헬스케어에 제품을 공급하면 내부거래여서 매출로 잡히지 않아야 정상이다. 만약 계열사간에 서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매출로 인식되면 '매출액 부풀리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매출로 인식되고 있다. 이유가 뭘까? .   


이를 이해하자면 셀트리온그룹의 지분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셀트리온그룹의 지분구조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다. 셀트리온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홀딩스(95.51%)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95.51%)이다. 현행 회계상으로는 이처럼 지분 관계가 없는 두 회사가 서로 제품을 판매하면 외부거래이기 때문에 매출로 인식하게 된다.


2021년 분기보고서 기준 셀트리온 그룹 지분 구조. [이미지=더밸류뉴스]

그렇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궁극적인 최대 주주를 거슬러 올라가면 서정진 명예회장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95.51%, 100%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 일각에서는 "셀트리온그룹이 '회계의 마술'이라고 할만한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제품 판매경로 및 판매방법. [이미지=셀트리온 분기보고서]

◆셀트리온헬스케어, 금감원 3년째 감리 중


2018년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계열사인 셀트리온에 국내 제품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고의 분식회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감리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은 이보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독점적 제품 판매권을 넘겼는데 셀트리온이 다시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국내 판권을 사들이며 218억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 금액을 매출로 잡았다.


2018년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52억원으로 전년비 66.5% 감소했음에도, 이는 셀트리온이 지급한 금액 때문에 영업손실을 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일각에서는 무형자산인 판권 매각을 매출로 인식한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측은 “당사가 보유한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며 “국내 거래에 대한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셀트리온과 논의를 진행해왔고 이사회 승인을 통해 셀트리온에 당사가 보유한 국내 판매권에 대해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감원은 약 3년째 셀트리온에 회계분식이 있었는 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외감법상 감리 현황이나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쉽게 결과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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