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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교촌 소진세 회장, 'IPO∙실적UP' 성공... 남은 과제는

- 재계 5위 '롯데맨'→'교촌맨' 변신

- 투명성 강화로 오너 리스크 불식·실적 사상 최대

- 상생 경영, 가맹점 갈등 과제 남아

  • 기사등록 2021-07-11 16: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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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올해를 제 2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말 코스피 상장(IPO)에 성공한 이 회사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특수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교촌의 이같은 경영 목표의 중심에는 소진세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그의 전직은 롯데그룹 최고경영자(CEO)이다. 그가 연매출액 70조원대의 '재계 5위' 롯데그룹 '넘버2'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CEO로 이직한 것은 재계 화제가 됐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소진세 대표이사는...


현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 1950년 대구 출생(71세). 대구고(1969)∙고려대 행정학과(1977) 졸업. 2009~2014년 롯데슈퍼 대표. 201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2017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2019년 4월 교촌에프앤비 회장 취임. 



◆재계 5위 '롯데 2인자'→‘교촌맨’ 변신


소진세 회장은 1977년 27세에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롯데맨'이다. 그는 고(故) 이인원(1947~2016) 롯데 부회장과 함께 신격호(1922~2020) 롯데 창업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그는 2015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사이의 이른바 '형제의 난'이 벌어지자 신동빈 회장을 보필하면서 '신동빈의 남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경영비리·국정농단 연루 등으로 롯데그룹이 흔들리자 '소진세 역할론'이 대두되면서 한때 황각규 부회장과 '롯데 2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소진세(앞줄 왼쪽 네번째) 당시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사장)이 사회공헌위원회 회의를 갖고 위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그렇지만 2018년 12월, 롯데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황각규 부회장 승진이 결정되고 자신은 부회장 승진에서 누락되자 '용퇴'했다. 41년 동안의 '롯데맨 인생'의 마침표였다. 여기에는 신동빈 회장의 '신격호 명예회장 색깔 지워내기'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를 그만둔 지 4개월이 지난 2019년 4월, 소진세 회장은 교촌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소진세 회장과 권원강(70) 교촌 창업주는 대구고 동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1호 상장∙실적 개선' 성과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다. 소진세 회장의 변신은 일단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진세 회장의 가장 큰 성과는 교촌을 '치킨 프랜차이즈 1호 상장사'로 만든 것이다. 교촌은 지난해 11월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교촌 주가 흐름은 전형적인 '상장주' 형태를 띄고 있다. 2019년 11월 12일 상장 첫날 교촌 주가는 공모가(1만600~1만2300원) 세 배인 3만1000원에 마감했고 한때 상한가(3만8950원)를 찍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후 올해 2월까지 교촌 주가는 내리 하락세였다. 2월 1일에는 1만6000원까지 하락했다. 


이를 두고 주식 카페에서는 "SK바이오팜, 빅히트, 교촌의 차트를 비교하면 '컨트롤 C' '컨트롤 V'한 것과 똑같다", "상장 첫날에는 모두 상한가를 찍고 다음날부터는 계속 파란 불만 나오는 것이 상장주 운명"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10일 현재 교촌의 주가는 2만450원으로 공모가 대비 두 배 수준이다.  


교촌의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교촌의 성공IPO로 소진세 회장은 코스피 기업 CEO로 자리매김했다(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퇴진했다) 


교촌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교촌은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기업이다. 


교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476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17%,  4% 증가했다. 특히 가맹점 매출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약 17% 늘어난 1239억원이다. 소형 매장을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하고 품질개선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 실적 추이. K-IFRS 연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소진세 회장은 올해 목표로 가맹점 상생성장과 고객관리 극대화, 신성장 동력 확보, 해외사업 본격화 등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수제맥주와 가정간편식(HMR) 등 모든 신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생경영’ 선언에도 가맹점 갈등 진행


소 회장의 지난 2년 경영에서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다. 


교촌치킨은 가맹점에 점포환경개선 공사비용(리뉴얼비)을 제대로 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이 건에 대해 교촌에프엔비에 경고 조치를 했다. 또 교촌치킨 본사가 직영으로 신규 가맹점을 개설해 영업구역 침해 피해를 입었다며 가맹점 사업자로부터 제소당하기도 했다. 소 회장이 직접 가맹점과의 상생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갈등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상생 경영은 소진세 회장 취임 당시 주요 과제의 하나였다. 


소진세 회장 취임에 앞서 2019년 3월 창업주 권원강 당시 교촌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사퇴했다. 권원강 창업주는 노점상, 건설노동자, 택시기사를 하다 1991년 경북 구미에서 10평 규모의 '교촌 통닭'을 오픈해 지금의 교촌을 일구었다. 당시 권 회장의 6촌 A상무가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됐고, 사건이 공개된 직후 A상무가 퇴사했다가 다시 복직해 소비자들 사이에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촌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임직원들의 동기부여도 소진세 회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직장평가사이트 블라인드에 올라온 교촌 리뷰를 살펴보면  "직언하는 임원들이 떠나고 있다. 최근 1년간 임원 7명 이상이 떠났다", "퇴직자가 많아 사내 게시판 퇴직자 공지가 사라졌다", "창업주 은퇴 이후 교촌 색깔을 잃었다", "급여가 낮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교촌 직원의 평균 연봉은 5700만원이다. 블라인드의 교촌 리뷰의 항목별 평점을 보면 경영진 점수가 가장 낮다.


[이미지=블라인드]

◆숫자와 성과 중시... 지난해 보수 10억 


소 회장은 논리적이고 숫자와 성과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업무 지향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진세 교촌 회장이 2019년 4월 경기도 오산 교촌 본사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소진세 회장은 지난해 보수 10억98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8억5200만원, 상여 2억4600만원이다. 소 회장의 아들인 소준범 독립영화 감독의 부인은 정지원 KBS 아나운서다.


alltimehig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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