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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현모 KT사장 면담이 사태해결 출발점" 박갑진 KT파워텔 노조위원장

- "구현모 KT사장, '탈통신' 내세우며 파워텔 매각 추진"

- "KT파워텔은 KT와 협업 없이는 경쟁력 없어"

  • 기사등록 2021-05-12 0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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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미성 기자]

"올해 1월 21일 목요일이었습니다. KT측이 불쑥 "KT파워텔이 매각된다"고 통보하더군요. 그게 전부였습니다. 이전까지 저희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공시를 뒤적이고 나서야 인수 회사와 매각 금액을 알게 됐습니다."


박갑진 KT파워텔 노조위원장은 100일 넘게 매각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갑진 KT파워텔 노조위원장은 "구현모 KT 사장이 면담이 나서는 것이 KT파워텔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KT파워텔, KT와 함께 있어야 시너지 발휘"


박갑진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7일 서울 목동 KT파워텔 내부는 '살벌했다'. 사무실 곳곳에 플래카드와 구호가 난무하고 직원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사무실을 안내하던 한 직원은 "회사 매각 소식을 듣기 이전까지는 우리 회사 사무실 풍경도 다른 회사와 똑같았다. 1월 21일 이후부터 완전히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 KT파워텔 사무실에 플래카드와 구호가 내걸려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KT파워텔은 KT계열사이며 지난 35년간 무전(無電) 통신 서비스 업무를 맡아왔다. 해양경찰청, 보건복지부같은 주요 정부기관과 삼성전자,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이 KT파워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직원 130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16년으로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 


"저희 KT파워텔은 서비스의 특성상 KT그룹과 함께 있어야 시너지가 발휘됩니다. 인수 기업(아이디스. 대표이사 김영달)은 통신과는 무관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주인'이 바뀌면 KT파워텔이 지금의 국가 통신 인프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성장이 가능할지도 걱정됩니다. KT의 매각 결정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KT파워텔 노조원들이 매각 사태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구현모 사장, 'KT=플랫폼 기업' 선언하면서 본업 '통신'은 포기 행보"


박갑진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 지난해 초 구현모 KT 사장이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KT를 '텔코(통신기업, Telco)'에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Digico)'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에서 찾고 있다. 


"구현모 사장은 KT의 '탈통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KT를 디지코로 전환시키기 위해 ABC(AI, Big data, Cloud)에만 집중하고 있고, 현재의 본업인 통신에는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KT 무선 인터넷 통신 품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구현모(왼쪽) KT 사장이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된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박갑진 위원장은 "KT는 무슨 사업을 하든 본업이 탄탄해야 하는데 구현모 사장은 본업을 포기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한다"며 "본업도 못하는데 부가적인 사업을 해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KT파워텔의 주요 고객사들로는 정부기관, 대기업이 있다"며 "이들 고객사들도 KT파워텔이 KT와의 연결고리가 끊기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갑진 위원장이 KT파워텔 노조사무실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CCTV 계열사로 어떤 역할 수행할지 의문"


매각이 이뤄지면 KT파워텔의 최대주주는 보안장비(CCTV) 코스닥 기업 아이디스로 변경된다. 박갑진 위원장은 "KT파워텔이 최대주주의 사업인 CCTV 제조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갑진 위원장에 따르면 KT파워텔은 연간 영업이익 60억원의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다. KT파워텔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56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 40억원의 '괜찮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KT그룹의 통신기업 약 20곳 가운데 매출을 지속적으로 내는 기업들은 5개 정도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KT파워텔"이라고 설명했다.  


박갑진 위원장은 "KT파워텔 경영진들은 매각에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고 한다. KT파워텔 경영진은 노조에 KT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을 뿐"이라며 경영진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매각 조건으로 KT는 KT파워텔 직원들에게 '5년 고용 보장'을 약속했지만 이렇게 몇 년으로 기한을 정해놓은 것을 어느 직원도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KT는 KT파워텔 매각과 관련해 공익성 심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익성 심사를 주관하는 과기부에 KT파워텔 유통점 99곳에서 탄원서를 보냈고 KT파워텔 비대위에도 5차례 탄원서를 보냈다. 심지어 경쟁사인 LG유플러스 노조와 SK 노조도 탄원서를 보냈다.  


"KT파워텔은 국가통신기업 KT의 계열사입니다. 당국은 공공기관과 기업, 생계형 가입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변경신고와 공익성에 대한 심사를 면밀히 해주길 바랍니다."  


kbg073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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