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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2. ‘실적은 떨어져도 배당금은 그대로’…홍원식 회장의 두툼한 지갑

- [탐사기획] 1. 대리점 갑질에 이어 타사비방 ‘논란의 남양유업’…이번에는 제품에서 이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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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2-14 16: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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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더밸류뉴스는 탐사기획 1편을 통해 남양유업의 앞선 논란들을 되짚어봤다. 대리점 갑질, 경쟁사 비방 등으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자 여파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2013년 갑질 파문 이후 현재까지 남양유업의 실적은 사실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의 지분 절반 이상을 가진 홍원식 회장 일가 주머니로 배당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직원 수는 줄어든 반면 홍 회장의 임금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직원들의 고통 감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더밸류뉴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37만2107주)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총 보유 주식은 53.08%(38만7714주)로 절반 이상의 주식을 홍 회장 측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남양유업의 주요 주주를 살펴보면 국민연금공단 6.64%(4만7823주), FIRST EAGLE GLOBAL FUND 5.55%(3만9989주), 신영자산운용 5.52%(3만9715주) 등이다. 


남양유업 연간 실적. [이미지=더밸류뉴스]

앞서 2013년 남양유업은 대리점 업주에 대한 제품강매, 영업사원의 막말 등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다. 이 여파로 당시 매출액은 1조2300억원이었으나 영업손실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불매여파는 다음해에도 이어져 부진한 실적을 내게 된다. 2014년 남양유업의 매출액, 영업손실,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517억원, 261억원, 2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6.37%, 99.56% 급감하고 영업손실은 적자 지속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직원수를 2690명으로 전년비 5.58%(159명) 줄이기도 했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는 실적이 소폭 반등했지만 2017년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8억원, 4억원으로 전년비 4.53%, 9.35% 감소했다. 실적 감소의 여파로 남양유업의 직원 수도 줄었다. 2013년에는 2849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487명으로 12.71%나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최근 정체된 실적 속에서도 남양유업은 매년 8억55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홍 회장 일가는 매년 같은 지분을 유지해오고 있어 배당금 또한 매년 동일한 금액을 받아오고 있다. 


홍 회장 일가는 대리점 갑질 파문에 일어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2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았다. 매년 실적과 관계 없이 4억6000여만원씩 받아온 것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영업이익(4억원)보다 높은 금액을 받아갔다.


특히 지난해 직원 수는 전년비 32명 줄었으나 홍 회장의 임금은 소폭 증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 수는 줄었으나 오너 임금은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더밸류뉴스에 “남양유업은 경영 실적과 연계하지 않는 안정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이 높던 시기에도 동일 배당 정책을 운영했다”며 “오너 보수와 관련해 지난해 보수는 16억1991만원으로 2018년도 대비 60만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201억을 기록한 2015년의 오너 보수도 16억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 년째 정체되고 있는 실적에도 경영 실적과 연계하지 않는 안정적인 배당이라는 명목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 2013년 남양유업의 주가는 117만5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올해 3월 23일 52주 신저가(25만2500원)를 기록한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전일비 3500원(1.19%) 줄어든 29만1000원이었다. 남양유업이 말하고 있는 경영 실적과 연계하지 않는 안정적인 배당정책에도 주가는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남양유업 및 경쟁사 비교. [이미지=더밸류뉴스]

이에 더밸류뉴스가 남양유업과 같은 업황 및 비슷한 매출 수준 등의 경쟁사들을 비교해 봤다. 


먼저 유업 경쟁사 ‘가’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3933억원, 853억원, 643억원으로 전년비 7.13%, 14.65%, 10.29% 증가했다. 실적이 꾸준하게 증가하자 배당금과 직원 수 등도 늘었다. 특히 해당 기업 A 대표의 경우 총 17주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미미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은 각각 2459억원, 146억원, 73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3.68% 감소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적자 지속했다. 


‘가’ 기업의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3797억원, 218억원, 114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58%, 23.16%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22.9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서로 상반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식품사 ‘나’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2조3597억원, 1483억원, 998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5.02%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24%, 37.94% 줄었다. 이에 회사는 배당금 규모를 줄였고 B 대표 보수 역시 전년비 감소했다. 실적이 줄면서 임금도 적게 받아간 것이다.


남양유업보다 매출액이 소폭 큰 제약사 ‘다’ 또한 지난해 실적이 전년비 부진했다. 해당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손실은 각각 13697억원, 403억원, 113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2.6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72% 감소, 당기순손실은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C 대표의 임금, 직원수, 직원 평균 급여는 전년비 함께 늘었다.


해당 기업의 공통점들은 남양유업보다 매출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 회장에 비해 임금 규모가 적었고 그해 매출에 따라 배당금과 대표이사의 보수에 차이가 있기도 했다.


최근 들어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며 2700대를 돌파했다. 이에 52주 신고가를 갱신하는 기업과 함께, 앞서 나온 ‘가’, ‘나’, ‘다’ 기업 역시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유업은 지지부진한 주가 추이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은 남양유업의 주식을 각각 약 170주, 360주 순매도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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