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농협銀 명퇴자 503명···’칼바람’ 부는 은행권

- 코로나19 이유로 인력·점포 감축 가속화

  • 기사등록 2020-12-07 17:42:15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NH농협은행의 올해 명예퇴직 신청자가 503명으로 전년비 크게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가속화된 비대면 금융 추세에 은행권은 인력과 점포를 대폭 감축하고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중구 NH농협은행 본사. [사진=더밸류뉴스(NH농협은행 제공)]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달 30일까지 접수 받은 명예퇴직에 총 503명의 직원이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명예퇴직자 급증의 배경에는 농협은행의 대폭 개선된 퇴직 보상이 있었다. 1964년생 기준의 직원은 월평균 임금 28개월치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1965년생과 1966년생은 각각 35개월, 37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3급 이상 직원의 경우 1967~1970년생은 39개월치의 월평균 임금을, 1971~1980년생은 20개월치의 월평균 임금을 각각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전직 지원금 역시 추가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받고, 만 48~55세의 직원은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받는다.


지난해에는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 28개월치를, 40세 이상의 10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20개월치의 퇴직금을 일괄 지급했다. 


이처럼 퇴직 보상을 늘려서라도 희망퇴직자를 늘리는 것은 인력 및 점포를 감축해 몸집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디지털 금융 추세로 최근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판매관리비 중 인건비의 비중은 64%에 달한다. 이와 같은 높은 인건비는 고비용 및 저효율 구조의 고착화를 촉발시킨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은행들은 지난 3분기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호실적에 퇴직수당 지급을 늘려서라도 몸집을 줄이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농협은행뿐 아니라 타 시중은행 역시 인력 구조조정과 점포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 점포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4572점으로 전년비 168점이 감소했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80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들은 디지털금융점포와 같은 무인화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며,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외부에서 디지털 인력을 충원하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다만 이와 같은 고강도의 인력 구조조정과 점포 폐쇄는 금융권 일자리 감소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우려 또한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은행 직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신규 채용 역시 축소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더 많은 퇴직금을 주고서라도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게 사측 입장”이라며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되며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고, 코로나19에도 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명예퇴직을 늘릴 적기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12-07 17:42:1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