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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1조 깎아 주겠다” 새 국면 맞은 아시아나…공은 이제 HDC현산에

- 이동걸∙정몽규, 전격 회동…산은, 현산에 “1.5조씩 공동투자 하자” 파격 제안

- 현산, 제안 받아들이면 M&A 가속화…거절 시 채권단이 아시아나 지원

  • 기사등록 2020-08-27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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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노딜(No Deal)’ 위기에 처했던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인수합병(M&A)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산에 1조5000억원 정도를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2조5000억원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1조원 이상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이제 현산이 가격 할인을 받고 M&A를 이어갈지 선택해야 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012630)그룹 회장이 서울 모처에서 회동하고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동걸(왼쪽) KDB산업은행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더밸류뉴스(각 사 제공)]

앞서 현산-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002990)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양측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 거래 종결을 약속했으나 해외 기업결합승인심사 등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6개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현산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총 2조5000억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산은 계약금 2500억원을 지불하고 유상증자를 포함한 회사채∙자산담보부대출(ABL) 발행 등 약 1조7600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올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각국이 국가 문을 닫으며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지난달 26일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악화 등의 이유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청했다. 현산은 지난해 말 계약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2조8000억원)와 당기순손실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등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갈등은 격화됐다. 양측은 재실사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인수 무산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왔다. 앞서 이 회장은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 모든 책임은 현산이 져야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 바 있으나 이번 회동에서는 정 회장에 인수 금액을 약 1조원이나 할인해준다는 파격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산은이 이미 지원한 영구채 등 8000억원에 이어 추가로 7000억원을 더 지원해 총 1조5000억원 가량을 자본으로 확충해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약 3조원의 자금 중 절반을 산은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산은이 투입하는 자금만큼 현산이 부담해야 할 인수가가 낮아져 부담이 줄어든다.


만약 현산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산은과 현산이 각각 1조5000억원씩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하게 된다. 아울러 이 회장이 채권단의 경영 참여 제한 등을 제안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 중인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시 추가 영구채 매입 방안 등도 함께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현산의 경영에 제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산은은 “M&A 종결 위해 현산과 인수 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현산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후 일정은 그 내용에 따라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제안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마지막 제안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현산이 이번 제안을 거부하면 최종적으로 인수가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 이번에 통 큰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번에 현산이 제안을 거부하면 추가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현산이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이번 M&A는 가속화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산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채권단은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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