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항공(003490)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또 다시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도시계획결정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를 보류하도록 권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12일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화의 문제점 등에 대한 권익위에서 조사와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일방적으로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내용이 잠긴 의견서를 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6월 12일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절차의 진행을 중단하고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한 업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유·무형적 행위를 중단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강서구 하늘길 대한항공 본사.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말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 일원을 문화공원화 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하고 처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은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던 결정을 폐지하는 대신 문화공원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통과시킨다면 강제 수용절차를 통해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겠다는 의사를 확정 짓는 것이다. 이 경우 대한항공의 연내 매각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대한항공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타격을 받아 유동성 위기가 커졌다. 이에 대한항공은 올해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받았다. 당시 자금 수혈 조건으로 유휴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자구책 중 하나로 연내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 시장 가격은 최소 5000~6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공원화 할 계획을 수립하자 대한항공의 연내 매각 계획이 불확실해 진 것이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가를 4000억원대로 제시했다. 감정평가를 통해 내년과 2022년에 걸쳐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더밸류뉴스(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010년 1월 송현동 부지를 ‘미대사관직원숙소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이번 지구단위계획변경안으로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던 기존 결정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려고 함에도 구체적인 청사진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이 통과되면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 강제 수용에 나설 때까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서울시의 강제수용이 이뤄지면 △수용재결 △이의재결 △소송 등의 후속 절차로 인해 대한항공이 보상금을 지급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이 통과되면 강제 수용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수용 절차로 이어질 경우 송현동 부지의 정당한 가치도 받을 수 없다”며 “사실상 서울시는 시장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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