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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아니아나 재실사 불가…현산, 7일안에 결정해라” 최후통첩

- “계약 무산 시 모든 책임은 현산에”…노딜 가능성 커져

  • 기사등록 2020-08-04 1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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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두고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갈등에 KDB산업은행이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내놓은 ‘12주 재실사’ 요청을 산은 등 채권단이 일부 수용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국 산은이 재실사 불가 입장을 밝히며 이번 인수가 ‘노딜(No Deal)’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산은은 현산에 일주일 안에 의사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3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현산은 지난해 말 인수계약 전 이미 7주간 엄밀한 실사를 진행했다”며 “상황 변화가 있다면 이에 대한 점검을 하면 되는데 재실사를 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사실상 재실사 불가 입장을 시사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KDB산업은행 제공)]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최대현 산은 부행장 역시 “통상 인수합병 계약에서 이 같은 수준의 재실사는 없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현산은 금호산업에서 통지한 거래종결요청 당일에야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거래종결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된다"며 “현산이 인수 진정성에 진전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무산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현산에 오는 11일까지 조치를 요구했다. 만약 행동이 없다면 12일부터 계약해지 통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3일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KDB산업은행 제공)]

특히 산은은 현산이 금호산업에 이미 납부한 계약금(2500억원)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각이 무산될 시 예상되는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계약이 무산되면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금호와 산은은 잘못한 게 없다"며 "계약 무산 책임이 있는 현산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인(현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은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기반한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최 부행장은 “만약 인수 전제 시 영업환경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제한된 범위 안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산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총 2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채결했다. 그러나 인수계약이 무산될 시 계약금 반환 소송이 예상돼 계약 당사자들의 책임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사진=더밸류뉴스]

이날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분리매각 등 구체적 방안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진행할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만약 매각이 무산될 때를 대비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게 유동성 지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산은은 현산과의 매각은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고 타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회장은 현산에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했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산이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를 결정했을 때 항공산업의 전망을 밝게 봤을 것”이라며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면 항공산업에 좋은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결단을 할 시점”이라며 “그 간 쓸데없는 공방은 마무리하고 양측이 진지하게 협상을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협상을 촉구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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