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대비 플랜B를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 분리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4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무산시키면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다만 그는“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 14일 금호산업이 HDC현산에 거래 종료를 위한 내용 증명을 보냈으나 HDC현산은 ‘재실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노딜을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인수합병 절차에서 수용 가능한지 여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산 측의 인수 의지의 진정성 관련 저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면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국유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스타항공과 달리 덩치가 커 법정관리를 통한 기업청산 절차를 밟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공업황 개선까지 2~3년이 예상돼 새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되면 핵심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은 매각 및 정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에 대해 과감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