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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데 반해 본연 역할인 감시와 견제가 아닌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이 거듭돼 왔다. 


해마다 고액의 연봉과 더불어 많은 혜택과 특권을 누려온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중 특히 KB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사외이사에게 가장 많은 연봉과 시급을 지급했다.


KB금융그룹 여의도 본사 사옥 전경 [사진=더밸류뉴스]9일 각 금융지주의 '2019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평균 연간 보수는 KB금융이 8629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연간 보수를 활동시간으로 나눠 시급을 계산하면 KB금융 사외이사들의 평균 활동시간은 355시간, 평균연봉은 8629만 원으로 1시간 당 평균 24만3000 원을 받는 셈이다. 


KB금융의 경우 연봉과 시급 모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가운데 사외이사에 후한 대접을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KB금융의 선우석호 사외이사의 연간 보수는 지난해 9500만 원으로 이들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 시간당 보수로 보면 유석렬 전 사외이사가 26만7700 원으로 가장 컸다.


KB금융은 사외이사별로 기본급을 상이하게 책정하고 있으며 평균 월 기본급은 427만 원으로 집계됐다. 기본급 외에도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 등 직책 중요도가 높을 수록 높은 수당을 받고, 각종 이사회 참석 마다 50~100만 원의 회의비가 지급된다. 연 기본급 5000만 원대에 기타 수당이 더해져 총 1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셈이다.


이 밖에 추가되는 편의도 많다. 대부분의 금융지주들이 회의 참석시 기사 포함 차량이 제공되고, 건강검진 비용도 지원해준다. 이처럼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활동 시간에 비해 고액의 보수를 받고 막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어 사외이사 처우가 좋은 편에 속해 꿈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진 사임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대부분 임기가 만료되도 최장 임기 제한 5~6년을 채울 때까지 재선임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데 반해 본연 역할인 감시와 견제가 아닌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이 거듭돼 왔다. 


거수기 논란이 지속되고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거듭 강조하자 금융지주들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올해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선출 과정에서 독립성, 투명성 등을 높이고,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을 3단계로 진행하고 각 단계별 주체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 전원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해 연임 여부에 주목을 받았지만 새 사외이사 2명을 후보로 추천해 주체성을 강화했다. 사외이사 6명 가운데 2명을 여성으로 구성하며 다양성도 높였다. 이는 KB금융이 2017년 회장 셀프연임 '논란' 이후 올해 3연임을 앞두고 이사들의 거수기 논란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제1금융권의 경우 그동안 관치 금융 개입을 많이 받아온 탓에 회장, 행장직에 낙하산 인사가 많았고 이들을 견제해야할 사외이사 또한 이들과 연결된 인사들이 많이 포진돼 제대로된 감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금융권도 이런 관치를 막고 경영 자율성을 우선시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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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3-09 22: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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