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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조원태 학위 논란으로 ‘엎친 데 덮친 격', 경영권 방어 '먹구름' - 권익위 "조원태 인하대 학위 취소 정당"...'캐스팅 보트' 쥔 반도건설 움직임도 변수
  • 기사등록 2020-01-17 15: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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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조 회장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가득해 보인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 회장 경영에 반기를 들며 외부 세력과 합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데 이어, 조 회장 자신의 학사 학위 논란까지 불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조원태, 최종학력 ‘고졸’되나

 (왼쪽부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조 회장의 인하대 학사 학위 취소 처분과 관련해 정석인하학원이 제기한 행정심판에 대해 원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 2018년 교육부는 조 회장의 인하대 학사 학위 취득에 문제가 있으니 학교 측에 졸업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는데 이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조 회장의 인하대 편입학을 원천 무효로 판단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조 회장은 1998년 인하대 3학년에 부정한 방법으로 편입학했고 이후에도 졸업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인하대 운영재단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국민권익위가 받아주지 않은 것이다. 


조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특별 채용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경력직으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이 됐다. 이후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후계자의 길을 걸어왔다.

 

교육부가 학사 학위 취소를 요구하기 전까지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을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재원으로 소개해 왔다. 만약 대학 학위가 취소된다면 조 회장의 최종학력은 '고졸'이 된다.

 

그러나 이번 국민권익위 결정으로 조 회장의 학력 변경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석인하학원에서 정부의 행정심판 결정 이후 사법부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 회장의 최종 학위 취소 여부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앙행정심판위가 일단 교육부의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이후에 행정소송 등을 통해 학위 취득과 입사 자격 논란이 해소된다고 해도 조 회장의 무너진 리더십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반도건설, 외부 세력과 접촉하는 조현아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개발은 특별 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건설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6.28%에 비해 지분율이 2.0% 증가한 것이다. 대호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이번 공시에서 투자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반도건설은 조 회장의 우군으로 여겨졌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공시로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오너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로 구성돼 있다. 


기타 특수관계인 4.15%를 더한 현재 조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는 28.94%지만 이는 오너일가가 모두 조 회장과 우호적인 위치에 있을 때의 얘기다.

 

일가 전체 지분율은 높은 편이나 조 회장,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각자 지분은 모두 반도건설에 못 미친다. 반도건설이 오너일가 중 누군가와 손을 잡으면 경영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한진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KCGI는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인 17.14%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이어 델타항공(10%), 국민연금(4.1%) 순이다. 반도건설이 이들과 손을 잡으면 오너일가의 경영권 방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건설 입장에서는 한진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셈이다.

 

한진칼 지분 현황. [이미지=더밸류뉴스]

이런 와중에  최근 조 전 부사장과 김남규 KCGI 부대표, 반도건설 임원 등이 지난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에서 조 전 부사장 측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KCGI, 반도건설 측과 '물밑 협상'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하며 조 회장 경영 체제에 반기를 들고 나선 바 있다.

 

‘남매의 난’ 이후 이틀 뒤인 크리스마스에 조 회장이 모친 이 고문에게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의 편을 들었다며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내부 불화설은 더욱 커졌다. 여론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자(母子)는 급히 사과문을 내놨으나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말이 파다했다.

 

만약 KCGI(17.29%)와 반도건설(3월 주총 의결권 지분율 8.20%)이 조 전 부사장(6.49%)의 손을 들어주면 조 전 부사장 측 우호지분은 31.98%로 높아진다. 


이 고문(5.31%)과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막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조 전 부사장과 우호 관계가 되면 조 전 부사장 측 지분율은 43.76%로 조 회장 측(조원태 6.52%+특수관계인 4.15%+델타항공 10%) 지분율 20.67%를 훨씬 웃돈다. 

 

하지만 그동안 KCGI와 조 전 부사장의 입장이 상반돼 왔기 때문에 재계에선 실제로 연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 전 부사장은 호텔 경영에 강한 애착을 가졌으나 KCGI는 한진그룹이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호텔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모든 당사자와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바 없다”며 “아직 당사자들과 협의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내부에서는 학위 논란, 외부에서는 지분 다툼으로 코너에 몰린 조 회장은 최근 그룹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을 비롯해 주요 주주와 접촉에 나서는 등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학위가 경영 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조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주총 전까지 확실한 자신의 능력을 주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외부 세력을 막기 위해 내부 관계를 봉합해야 한다”며 ”조 전 부사장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조 회장이일단 3월 주총에서 가족들과 힘을 모아 경영권을 지켜내고 이후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에게 사업분할을 해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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