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더밸류뉴스 선정 '2019년 자본시장 7대 뉴스'

-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아시아나 매각 등 항공업 관련 이슈 많아

- 국내 외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코스피 최저치∙원달러 환율 급증

  • 기사등록 2019-12-30 09:15:26
기사수정

 

[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9년의 달력도 이제 두 장밖에 남지 않았다. 더밸류뉴스가 2019년을 돌아보며 올해 자본시장의 7가지 뉴스를 선정했다.

 

1. 사모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과 경영권 분쟁

 

올해 초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는 대한항공과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 및 경영권 분쟁이다.

 

KCGI는 지난해 8월 28일 설립한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을 각각 10.81%, 8.03% 매입한 바 있다. 이후 KCGI는 2019년 1월 31일 한진칼에 감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석태수 사장의 사내이사 제외 등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한진칼은 상장회사 특례조항(상법 제542조의 6)을 근거로 "KCGI가 주식 보유기간 요건인 6개월을 채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KCGI는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주총 개최 6주 전에 주총 목적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고 규정한 상법 제363조의 2(주주제안권)를 근거로 한진칼의 안건 상정 거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2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KCGI가 한진칼과 조양호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상장사 주주는 6개월 보유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3%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KCGI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3월 29일 열린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표 대결에서는 조양호 한진 회장 측이 '완승'을 거뒀다. 조양호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안과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을 겨냥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안' 모두 주주 표결에서 조양호 회장 측 승리로 끝난 것이다. 

 

이날 표결 결과 석 대표는 찬성 65.46%, 반대 34.54%로 과반 이상 지지를 받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KCGI는 석 대표가 2016년 한진칼 사내이사로 있으면서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상표권을 700억원대에 인수하는 등 주주 이익을 훼손한 일이 있다며 연임 반대 의사를 밝혔다.

 

2019년 주총에서 석 대표 연임 성공으로 조양호 회장이 승리를 거뒀으나 재계에서는 진짜 승부를 내년으로 보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4월 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한 후 본격적으로 아들인 조원태 회장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11월 29일 ‘2020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는데 조양호 세대의 용퇴와 조원태 회장의 측근 인사 전진 배치가 특징이었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과 대한항공 경영 실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 할 경우 내년 3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KCGI와 소액주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한다.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상속 완료 이후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2.32%에서 6.46%,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9%에서 6.43%,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2.27%에서 6.42%,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0%에서 5.27% 등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KCGI(15.98%), 반도건설(5.06%), 국민연금(4.1%) 순이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 이런 와중에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선친의 공동경영의 유훈을 어겼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지분율이 낮아 조 전 부사장, 조 전무 등 가족들의 협력이 없으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현재 KCGI, 반도건설 등 외부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남매간 분쟁이 지속되면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진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결론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 종료된다. 만약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2.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경영권 개입과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총회 시즌인 지난 3월 대한항공에도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일어났다. 3월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안이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은 “조양호 회장 연임안은 정관상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한다”며 “사전 위임장과 국민연금을 비롯해 외국인 대주주들의 주식 수를 오늘 아침까지 파악한 결과, 다른 주결과에 변동이 없어 부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했으나 이를 넘지 못한 것이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은 조양호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율이 11.56%, 외국인 주주 20.50%, 기타 주주 55.09% 등이다. 기타 주주에는 기관과 개인 소액주주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책임전문위원회는 전일 회의에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조양호 회장의 연임은 좌절된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처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앞세워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연임 저지에 성공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후 지난 11월 26일 스튜어드십 컨설팅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배당 여부와 관계 없이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 특히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배당성향 증대 효과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전 시점인 2017년 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 투자 여부 및 지분율 수준이 투자대상 기업 배당성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국민연금 투자제외 그룹의 배당성향 평균을 100으로 삼았을 때 국민연금이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배당성향은 109였던 반면 지분 5% 이하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배당성향은 117로 오히려 높았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직후 시점인 지난해 말 지분율 5% 이상인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155로 5% 이하의 120를 웃돌았다. 투자 제외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지분율 5% 이상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약 55% 높았고 지분율 5% 이하 상장사 역시 평균 배당성향이 약 20% 높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스튜어드 십코드 도입의 근본취지는 합리적 배당정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해 기업과 투자자, 더 나아가 모든 이해관계자가 윈-윈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측면에서 코드 도입 효과를 실증분석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 연이은 보잉 항공기 사고와 보잉 CEO 사임 

 

3월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이륙한지 6분 만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탑승자는 157명으로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약 4개월 전인 2018년 10월 29일에도 비행기 추락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수카누로에서 방카 블리퉁 제도를 향해 이륙한지 13분 만에 해상에 추락한 것이다. 이 사고 탑승자는 189명으로 모두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추락 사고가 일어난 여객기는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작 회사인 보잉이 제작한 ‘보잉 737 맥스8’인 것으로 확인되며 우려가 커졌다. 현재 이 기종은 두 건의 추락사고로 346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낸 뒤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런 와중에 최근 ‘보잉 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 기종에 전세계적으로 동체에 금이 가는 결함이 발생됐다. 보잉 737NG 항공기는 최근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 맥스8보다 이전 모델이다.

 

앞서 보잉은 지난 10월 말 ‘결함 공지’를 내고 세계에서 3만회 이상 비행한 737NG 1130대 중 53대의 날개에 동체 이음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현지 항공기를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전 세계적으로 누적비행횟수에 따라 긴급점검을 요구하는 감항성 개선 지시도 내렸다. 

 

국내에 도입된 737NG 기종은 150대다. FAA가 국토부에 균열 사실을 알리며 긴급점검을 요구하자 국토부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해당 기종 중 누적 비행횟수가 3만회 이상인 42대를 우선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10월 25일 균열이 있는 9대의 항공기가 발견됐다. 

 

이후 11월 10일까지 국토부는 누적 비행 횟수 2만회 이상인 79대와 2만회 미만 21대 등 총 100대에 대한 추가 점검을 조기에 마쳤다. 이번 점검에서는 비행 횟수 2만∼3만회 37대 가운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 4대에서 추가로 균열이 발견됐다.

 

이는 당초 3만회 이상 비행횟수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9대에서 동체균열이 발견됐으나 비행횟수 2만2600회에서 3만회 미만인 항공기에서도 균열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최종적으로 균열이 발생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3대 △이스타항공 2대 등 총 13대다. 이 13대 항공기는 즉시 운항이 중지됐다.

 

737NG에 대해 11월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정비고에 방문한 김경욱 국토부 2차관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연방항공청에 공동조사 제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잉 코리아 또한 이날 입장문을 내고 “(균열이 확인된) 피클 포크는 고객항공사와 함께 최대한 빨리 부품 교체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잉 본사는 구체적인 정비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보잉이 부품 교체 원칙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보잉은 국내 항공사에 균열부위를 때워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2월 19일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13대 가운데 7대는 수리를 완료해 운항이 재개됐고, 나머지 6대는 아직 수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6대는 △대한항공 3대 △제주항공 2대 △이스타항공 1대다. 수리는 균열이 발생한 부품인 피클포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토부 측은 "수리와는 별개로 균열 원인에 대한 문제를 제작사 측이 조사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봄에 제작사인 보잉이 737NG 균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사고의 영향으로 23일(현지시각)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미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 측은 “회사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뮐렌버그의 사임은) 규제 당국과 고객,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내년 1월 13일부터 데이브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후임 CEO를 맡게 된다.

 

4. 아시아나항공, 31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 품으로

 

지난 31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이 27일 HDC현대산업개발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는데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완전히 HDC그룹 소속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취항 후 대한항공과 함께 양대 국적 항공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2000년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하며 위기를 맞게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06년 300%에서 2015년 1000%까지 증가했다.

 

이후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지분 재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매각작업은 순탄하지 못했고 계열사들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금호산업,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갔고 2009년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진행했다. 

 

사태가 악화되며 박 전 회장은 올해 3월 아시아나와 금호산업 대표에서 물러났다. 금호그룹은 4월 채권단에 자구책을 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7월 아시아나 매각 공고를 냈다.

 

9월 3일 마감된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에는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 외에도 또 다른 PEF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SK, CJ,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들은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진한 재무구조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2325억원에 육박한다. 또 3·4분기 말 기준 4조3000억원가량의 리스부채 등을 통해 항공기 83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서 해외 리스사에 둔 ‘운용리스’ 부채만도 3조원이나 된다.

 

11월 12일 금호그룹은 HD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DC는 매입 가격으로 약 2조5000억원을, 애경 등은 1조5000억원대를 제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정몽규 HDC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11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나가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도록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HDC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아시아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정상화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 자본금은 현재 1조4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277%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일본 노선 급감,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로 업계 경쟁 심화 등은 리스크로 꼽힌다.

 

5.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지난 5월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악화 등 악재가 겹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고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위안화 환율도 11년 만에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다.


12월 24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원∙달러 환율. [사진=네이버 증권]

이후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를 보면 10월 4일 1207.00원으로 최고치를 갱신하고 약 한달 뒤 11월 5일에 1156.00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 오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59.10원으로 전일비 1.4원(0.12%) 내렸다.

 

6. 코스피, 연초 2000선 붕괴 후 연말 2200선 돌파

 

올해 1월 들어 미국 애플사의 실적 둔화의 여파로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며 약 2년 1개월 만의 최저치로 마감하기도 했다. 

 

1월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30포인트(0.81%) 내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12월 7일(1991.89)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후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5월 29일에는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51포인트(1.25%) 내린 2023.32로 장을 마쳤다. 

 

당시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축소된 게 외국인 매물 출회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며 "지수 내 편입 제외 또는 비중 감소 상위 종목에 대한 프로그램 매도 수요가 컸고 메리츠종금증권 등 신규 편입종목에는 프로그램 매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약세,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유럽의 정치 리스크 고조 등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12월 24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사진=네이버 증권]

이후 지난 20일 코스피는 장중 22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 기준 2202.76으로 전일비 0.26% 올랐다. 이 시각 외국인은 400억원, 기관은 100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다음달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서명할 것이라는 미 고위간부의 발언이 나오며 미국 증시에 이어 국내 증시도 상승한 것이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2190.08로 종가기준 3거래일만에 2200선을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기관이 2331억원 순매수하고 개인과 외국인 각각 1057억원, 1413억원 순매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 서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유효한 가운데 중국의 수입관세 인하는 호재가 됐다"며 "다만, 이미 해당 이슈를 선반영한 상태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 차익 물량이 나오며 하방 압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7.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발발한 일본 불매 운동

 

지난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한일간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에 정부간 협의와 제3국이 참여하는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왔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자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규제하기로 한 품목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에 사용하는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다.

 

이처럼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며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유니클로, ABC 마트, 데상트 등 일본 기업의 목록이 만들어졌고 이를 중심으로 국민적으로 불매 운동이 타올랐다. 

 

 

이후 5개월여가 지났음에도 일본 불매 운동은 꺼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초기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망언하며 주요 타킷이 된 유니클로는 아직까지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니클로의 올해 10월 매출액은 전년비 67%, 11월 1일~20일 매출액, 11월 15일~20일 매출액은 각각 64%, 70% 급감했다.

 

특히 유니클로는 지난 10월에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11월 15일~20일에는 히트텍 무료 증정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매출은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사람이 몰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들해졌다는 평가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한다.

 

주류업계도 비슷한 사정이다. 수입맥주 1위를 달리던 아사히맥주는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은 140억원으로 2분기 매출 458억 대비 69.3% 감소했다. 

 

항공‧여행업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청(JNTO)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10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19만7300명으로 지난해 57만1200명 대비 6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8월, 9월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는 전년비 각각 48.0%, 58.1% 감소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일본·중국 등 인근 국가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한국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일 정부의 정치적 갈등이 당장 심화되지 않더라도 이미 소비자들은 일본 불매를 지속적으로 이어와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요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의 한 호텔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아베 총리는 이같이 말한 뒤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인적 교류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3개국 상호 이해의 기반”이라며 “정부가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라 해도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까지도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 불매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속해나가자 한국에서 일본 제품 판매가 급감하고,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한국 내 일본 제품 일부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았던 일본 유명 관광지역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아베 총리의 자국 내 입장도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9-12-30 09:15:2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