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10월은 주식투자를 하기에 지극히 위험한 달이다. 그 외에 또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마크 트웨인 -
주식투자는 리스크가 큰 재테크 수단입니다. 하지만 가장 빨리 재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내게 어울리는 낙하산의 색깔을 알아내려면 스카이 다이빙을 많이 해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장이 기업의 실제 가치를 알게 된다는 것을 믿고, 인내심을 갖고 투자해 볼까요. 미국의 투자정보사이트인 모틀리풀을 설립한 데이비드 가드너와 톰 가드너 형제가 쓴 <모틀리 풀 황제 투자 비법>을 참고해 제가 배우고 실행한 가치투자법에 대해 써봤습니다.
한 문장으로 쓸 수 있는 기업을 산다
우량주는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는 단순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의약품, 화장품, 강아지용 사료 등등 가운데 자신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마음 편하게 추세를 지켜볼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제가 보유한 종목들을 평소 생활 속에서 어떻게 골랐는지 예시로 들어 써봤습니다.
월요일 아침. 롯데푸드의 요리하다 고기왕만두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동서 커피믹스를 마시며 정신을 깨웠다. CJ프레시웨이에서 운영하는 삼호어묵에서 점심으로 먹으며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를 함께 주문해 마셨다.
이번 주말에는 현대산업의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해 보려고 한다. 이사가면 쓸 새 가구를 미리 한샘 온라인몰에서 구경했다. 저녁은 만들어 먹기 귀찮아서 GS25에 가서 오뚜기 진짬뽕을 사왔다. 새로 나온 하이트진로 이슬톡톡으로 ‘혼술’을 하며 미래에셋증권MTS로 미국 주식을 매입했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V20으로 휴대폰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산업 개발은 주택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계 상위권의 종합건설업체입니다. GS리테일은 우리나라 편의점 점유율 2위의 전문유통업체입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를 통해 두 기업이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시장에서 어떤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제가 이해할 수 있으며 자주 이용하는 회사의 주식을 샀습니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는 잘 알고 있는 종목을 사라는 좌우명을 ‘상식의 힘’이라 말합니다. 가드너 형제는 “주변 투자자들과 편하게 이야기하고 즐거이 그 성과를 검토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합니다.
조급함을 버린다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008년 초에 경영대학원 학생들로부터 버핏의 투자비법을 분석한 책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버핏에 버금가는 성공을 거둔 사람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에 대한 버핏의 답을 이렇습니다.
“투자와 관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어떤 기질(조급증)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확천금을 챙기려 하지만 돈이란 그렇게 빨리 벌리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의 귀재 버핏이 ‘돈은 그렇게 빨리 벌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면 이 말은 정답일 가능성이 높겠죠. 이와 같이 성공적인 투자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시장의 단기적 동향에 울고 웃는 것을 더 편안해합니다. 우리의 대뇌는 대다수 사람들과 의견을 함께 할 때 안정감을 느끼게 고안됐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를 하려면 뇌가 시키는 것과 반대로 해야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이죠.
가드너 형제는 “투자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익을 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며 “우량 가치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주가가 조금 오른다고 바로 팔아 버리면 종목을 잘 고른 수고가 헛되게 된다는 말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때로는 단타를 하던 저는 하루는 지난 1년 동안 낸 거래세와 수수료를 계산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 큰 돈(?)을 수익에 포함시켰다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단타보다는 장기투자가 답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당주로 안정감을 얻는다
배당의 계절을 앞둔 10월은 흔히 배당 투자하기에 좋은 때라고 합니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많아 안정적인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주가가 바닥을 친다해도 주주들은 배당금으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당주 투자는 좀더 마음이 편합니다. 게다가 수익률이 더 좋기까지 합니다. 네드 데이비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972년부터 2006년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S&P500 종목은 연평균 4.1%라는 초라한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배당을 하는 종목은 연평균 10.1%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저는 우량 배당주로 꼽히는 동서, 하이트진로, 한국전력, POSCO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주식은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예금해서 이자를 받는 기분으로 배당을 받기 때문에 저를 심리적으로 매우 편안하게 해줍니다.
수년에 걸친 꾸준한 배당은 수익 창출 능력이 있는 최우량 기업만이 할 수 있습니다. 업계의 강자만이 분기별 혹은 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배당을 어쩌다 한다해도 매년 꾸준히 하기는 어렵습니다.
배당주를 고를 때 참고하는 배당수익률은 한 기업의 주식을 소유한 것에 대한 금리라고 보면 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측정기준인 배당성향에 대해서 가드너 형제는 “기업의 배당성향이 65% 이하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배당성향은 기업의 수익금이 주주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측정치로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입니다. 당기순이익 100억원중 배당금으로 20억원이 지급됐다면 배당성향은 20%가 됩니다. 배당성향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배당성향이 낮을수록 다음번에 배당증가나 무상증자를 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가치투자라고 하면 흔히 기관투자자가 외면하는 중소형주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하루에 주가가 30% 떨어지면 잠이 안오는 사람이라면 변동성이 큰 소형주보다는 잘 아는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업종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통해 좋은 실적을 내는 우량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앞에서 설명한 사람 타입인 저는 이름을 대면 모두 알만한 대기업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또 보유종목 대부분은 제가 이해하기 쉬운 유통주입니다. 이들 주식은 엉덩이가 매우 무겁지만 크게 망할 우려가 없는 종목들이죠. 저는 숨겨진 보석을 발굴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좀더 쌓으면 중소형주 투자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가치투자의 핵심은 주식의 가치가 시장에서의 일일 거래 가격과 무관할 때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적합한 가치투자법을 발굴해 투자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차예지 이데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