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가 권원강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추진해 온 구조 혁신 작업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사업 효율화 전략이 안착하며 업계 내 입지를 재확인하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지난 2023년 1월 권 회장 복귀 이후 국내 직영 전환과 해외 마스터프랜차이즈(MF) 확대, 공정 자동화 등을 골자로 한 경영 혁신을 추진해 왔다.
교촌에프앤비 현황. 2025. 9. 단위 %. [자료=교촌에프앤비 사업보고서]
◆국내에선 ‘직영 전환’, 해외에선 MF…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끌어올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내 가맹지역본부의 직영 전환이다. 기존 '본사-가맹지역본부-가맹점'으로 이어지는 3단계 유통 구조를 직영화함으로써 중간 유통 수수료를 절감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13억원, 영업이익률 8.4%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8%, 2.4%p 증가했다. 지난해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지급 수수료 기저효과(70억원) 영향이 컸다. 매출액 역시 1352억원으로 6% 늘었다.
교촌에프앤비 해외 매장 수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해외에서는 현지화와 MF를 통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았다. 교촌은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2009년 중국 상하이, 2013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2021년 두바이, 지난해 대만에 진출했다. 해외 매장 수는 2020년 42개에서 꾸준히 늘면서 2024년 84개로 증가했다.
교촌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는 ‘글로컬라이제이션’에 있다.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되 국가별 식문화 트렌드와 소비 습관을 반영해 문화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간장치킨, 허니치킨 등 국내 인기 메뉴를 포함해 각 지역의 식문화를 반영한 특화 메뉴도 선보인다.
주요 국가별 전략을 살펴보면, 닭 날개 부위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는 '윙(Wing) 메뉴'를 주력으로 배치했다. 반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닭고기와 밥을 곁들여 먹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치밥(치킨+밥)' 메뉴를 강화하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MF를 통해 매장 운영 효율성도 챙겼다. MF는 본사가 중간가맹사업자에게 특정 지역 가맹점 운영권을 부여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본사는 현지 매장 운영자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 지금까지 계약을 맺은 나라는 2021년 싱가포르와 두바이, 2023년 캐나다, 지난해 대만과 중국 등이 있다.
◆로봇 직원 고용해 맛과 효율성 잡았다… 인력 1.7명 대체
경기도 남양주시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에서 '협동 조리 로봇'을 통해 튀김 및 성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매장 운영의 자동화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인 것도 도움이 됐다. 교촌은 2023년 1월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경기 남양주), 상일점(서울 강동구), 한양대점(서울 성동구)에 '협동조리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조리로봇 1대가 약 1.7명의 인력을 대체하는 성과를 얻었다. 치킨 매장의 높은 업무 강도와 튀김 과정에서의 화상 위험도 줄였다. 현재 조리 로봇은 전국 20여개 매장, 교촌1991 스쿨, 전국 물류 센터 5곳에 도입됐다.
교촌치킨 직원이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교육 R&D센터 정구관에서 배터믹스 디스펜서를 사용해 반죽을 만들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지난해 8월부터는 전국 21개 매장에 반죽 로봇(배터믹스 디스펜서)을 도입했다. 튀김 반죽 재료를 정확하게 계량해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매장 피크 시간에도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고 직원은 재료가 나오는 동안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편리함은 해외 매장에도 적용됐다. 지난해 9월 미국 1호점인 로스앤젤레스 미드윌셔점을 리뉴얼하며 주방에 자동 파우더 디스펜서와 협동조리로봇을 도입하고 홀에 서빙 로봇을 배치했다. 교촌 고유의 맛을 해외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권원강 효과’로 잃었던 흐름 되찾다… 업계 포화 속 증명한 존재감
교촌, bbq, bhc 최근 10년 매출액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315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이 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 가맹점 전용유 할인 지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36.8% 감소했다.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6% 늘어난 5천174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경쟁사인 BBQ의 2024년 매출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교촌은 지난 10년간 매출액이 꾸준히 오르다 2023년 기세가 꺾였다. 이 틈을 타 bbq가 추격하며 교촌은 빅3 중 3위로 밀려났다. bbq는 공격적인 해외 확장을 통해 K-치킨 대표주자로 자리잡으며 2019년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교촌은 권 회장 복귀 전 소진세 회장이 2019년 4월에 먼저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구원투수로 권 회장이 복귀했고 교촌 살리기에 돌입했다. 2년간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성장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포화 상태에 봉착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프랜차이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수는 3만1397개로 전년대비 5.3% 증가했다. 2018년 2만5110개에서 6년만에 3만개를 돌파하며 과당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매출 성장세는 완만했다. 2024년 치킨 전문점 평균 매출액은 8조7790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늘었다. 커피·비알코올음료(12.8%), 한식(10%), 피자·햄버거(9.2%) 등 타 업종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다. 이 가운데 교촌은 전년 대비 8.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업계 평균 대비 0.8%포인트 높은 성장 지표를 보이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