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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재건' 로드맵 눈길

- 지난해 매출 7.8조 15.5%↑...부채비율은 196%로 '안정화'

- 자체공사 비중 0.03%→3.74% 수익구조 다변화 '성과'

- '롯데캐슬', 청약 키워드 1위...침체기 속 브랜드 파워 '견인차'

  • 기사등록 2025-04-22 17: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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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권소윤 기자]

롯데건설(대표이사 박현철) 재무 안정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롯데건설은 롯데그룹의 건설 부문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그룹 내 재무 안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한다. 롯데케미칼(44.0%)과 호텔롯데(43.3%)이 주요 주주며 이들 지분을 거슬러 올라가면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으로 연결된다. 롯데건설은 부채비율을 2022년 265%에서 지난해 196%로 낮추며 재무건전성을 크게 개선했고 최근에는 무보증으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도 성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재무통'으로 불리는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은 PF 우발채무를 6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는 성과를 거뒀으며, 연임을 확정짓고 올해 롯데건설 정상화 작업에 주력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롯데건설 지분 현황. 2025. 4.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부채비율 235%→196% 하락...PF우발채무 44% 감축 '재무개선 가시화'


롯데건설의 지난해 매출실적은 7조8632억원으로 전년대비 15.5% 증가했다. 국내 건축 부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내 건축 공사는 전년보다 1조2836억원(33%) 증가한 5조2137억원을 기록했으며, 토목(5590억원)과 플랜트(1조1340억원) 공사도 각각 1002억원(22%), 1339억원(10%)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695억원으로 전년대비 34.7% 감소했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가 부담이 주된 요인이다. 레미콘은 지난해 2월 기준 m³당 9만3700원으로 전년대비 5.6% 상승했으며, 매출원가율도 91.6%에서 93.5%로 높아져 건설업계 전반의 수익성 둔화 추세를 반영했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롯데건설 최근 3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재무구조 개선은 더욱 두드러진다. 부채총계는 5조5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고, 자본총계는 2조8528억원으로 8%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235%에서 196%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PF 우발채무 감소가 눈에 띄는데, 2022년 5조6777억원에서 지난해 3조1660억원으로 44% 줄었다. 회사는 내년까지 이를 자기자본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도 2022년 37%에서 지난해 24%로 하락하며 재무 안정성이 강화됐다. 이러한 개선은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경영 전략과 적극적인 자산 구조조정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수익 구조 다변화도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자체 공사 매출을 2021년 18억원(0.03%)에서 지난해 2944억원(3.74%)으로 크게 늘렸다. 자체 공사는 토지 매입부터 기획·시공·분양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므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7094억원),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1조4447억원), 경기 수원시 구운1구역(6650억원) 등 2조원 이상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도시정비 수주액(2조1450억원)의 94%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롯데건설 최근 3년 재무비율 [자료=2024년 롯데건설 사업보고서]신용도 회복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 15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일반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의 회사채 발행으로, 모기업 롯데케미칼 보증 없이 성사된 점이 주목된다.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인수에 참여했으며, 비록 발행금리는 공모 희망금리밴드 최상단(2년물 5.6%, 3년물 5.8%)으로 확정됐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행 과정에서 670억원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으나 리테일 창구를 통해 최종 완판에 성공했다.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35.7%가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2022년 착공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도급액 2조994억원)가 올해까지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베트남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도급액 1조315억원)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그룹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이러한 내부 시너지는 외부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롯데건설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롯데캐슬, 청약 키워드 정보량 '1위'...'루미니→롯데캐슬 헤리티지' 브랜드 전략 재정비


국내 건설 시장은 심각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올해 2월 건설수주는 11.3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8.9% 감소했으며, 이는 2월 수주로는 6년래 최저치다. 건설기성액도 10.4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6.9% 감소했고, 이는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 2월 건설기성 감소율이 2개월 연속 20% 이상을 기록, 건설 경기 침체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른 상황이다. 공공수주는 토목과 주택 수주가 감소한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28.3% 감소한 2.9조원으로, 2월 실적으로는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외 경제 환경 악화로 진행 중인 공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 시장 경색도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다. '7월 위기설'로 불리는 금융 불안은 상반기 중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가 큰 데다 분양·착공 지연으로 현금 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와 미중 무역 갈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는 자금 시장 경색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건설도 단기차입금 만기가 도래했으나 지난 2일 2000억원의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적극적인 유동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한국 건설 시장 추이. [자료=리서치앤마켓]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한국 건설 시장은 올해 119조2400억원에서 2029년 약 137조8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 2.8%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치로만 보면 성장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한국 산업 생산 평균 성장률은 8.8%, 지난 2월 평균 성장률은 7%로 건설 시장 성장률을 훨씬 웃돈다.

한편 주택 건설 부문에서는 정부 주도 주택 프로젝트와 지속 가능한 건축 관행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건설 부문에서는 스마트 시티 개발, 친환경 건물 이니셔티브, 첨단 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산업 건설 분야에서는 하이테크 제조, 물류, 지속 가능한 산업 지역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 개발과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건설은 '롯데캐슬'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롯데건설 매출의 54.5%(4조2831억원)를 차지하며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유형자산 규모도 3229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표준협회(KSA) 주관 한국 서비스 대상에서 22년 연속 프리미엄 아파트 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한 '롯데캐슬'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청약 경쟁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약' 관련 키워드 정보량에서 롯데건설은 3798건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2개 건설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뒤이은 GS건설(3230건), 현대건설(2660건)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입증했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올해 1분기 주요건설사 청약 관심도 추이 [자료=데이터앤리서치]

롯데건설은 최근 브랜드 전략 조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공급하는 청년안심주택 '용산 남영역 루미니'를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로 변경하는 등 브랜드 일원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전시관 운영 외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관에 음식점업을 추가하는 등 실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올해 서울 강북과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 등 주요 지역에서 신규 롯데캐슬 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며, 지역별·시기별 차별화된 분양전략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AI 기반 스마트홈 기술과 지속가능한 주거 솔루션을 적용한 신규 단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현철 부회장, 1조원 규모 자산 효율화 추진...본사 사옥 매각 검토 '부채비율 150% 목표'


롯데건설을 이끌고 있는 박현철 부회장은 그룹 내 '위기관리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40년간 근무해왔다.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롯데 정책본부와 롯데지주에서 다년간 요직을 거치며 그룹 내 복잡한 사업 구조와 재무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을 쌓았다. 취임 이후 부채비율 개선, PF 우발채무 감축, 회사채 발행 성공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재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현장을 중시하고 매사에 꼼꼼한 스타일로, 위기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롯데건설 사업 부문별 재무현황 비중 [자료=2024년 롯데건설 사업보고서]박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의 경우 무리한 확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해외 건축 부문은 전년대비 88% 감소한 268억원, 플랜트는 44% 감소한 5074억원을 기록했다. 대신 국내 건축과 토목, 플랜트 부문에서 각각 33%, 22%, 10%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판매관리비도 전년 대비 50% 감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성과를 거뒀다. 이는 불필요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적 결정의 결과로 어려운 건설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자산 효율화는 현 체제의 핵심 전략이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옥, 자재 창고, 유휴 부지 등 약 1조원 규모의 자산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로에 위치한 본사 사옥은 45년간 사용해온 상징적 자산이지만,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와 업무 효율화를 고려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재개발 시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고, 한남IC~양재IC 구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대상지와 가까워 부동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경기도 용인시와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물류창고와 서울 용산구 원효로 부지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들 자산의 효율화 전략이 성공하면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추고, 경상이익은 1000억원 이상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6.8조→3.6조 \ 절반\  낮춰...재무건전성 \ 재건\  로드맵 눈길롯데케미칼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71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0.47%를 차지한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AI 기반 건설 현장 안전 시스템, 탄소 저감 건설 기술, 모듈러 건축 시스템 등이다. 특히 올해 출범한 AI 전담 조직은 건설 현장 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 연계 청정 수소 연료전지 실증기술과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친환경 건설 정책에 발맞춰 미래 건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롯데건설은 도시정비사업과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수주잔고는 42조원(관급 14.3조원, 민간 25.7조원, 해외 2.1조원)으로, 연간 매출과 비교하면 약 5.4년치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자체사업장 관련 매출 예상액 1.3조원이 추가된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대형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특히 조 단위 규모의 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최근 건설사들이 무리한 경쟁을 지양하고 채산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선별하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vivien966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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