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대표이사 박윤기)이 제로 제품군의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신제품 흥행 신화를 썼던 제로 소주 '새로'와 제로 음료는 전통 강자 칠성사이다와 함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K-음료 시장은 오는 2029년 99.1억달러(약 14조326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롯데칠성은 오는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45%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메가 히트를 이끌며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한 박윤기 대표의 연임 확정으로 경영 안정성까지 확보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해외매출 359%↑...필리핀서 웃고 국내선 프리미엄으로 승부
롯데칠성은 3분기 매출액 1조650억원, 영업이익 7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8.25% 증가, 영업이익은 6.64% 감소했다. 해외 실적이 증가하며 전체 매출이 늘었지만 국내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줄었다.
롯데칠성의 3분기 실적은 해외와 국내 시장의 차별화된 성과를 보여줬다. 해외 부문은 매출액 3510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59.5%, 72.5%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필리핀 법인은 영업 환경 개선으로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한 242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K-음료의 글로벌 확산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K-음료 시장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01%라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칠성 밀키스는 러시아, 중국 등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0%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주류사업은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약진과 맥주 '크러시'의 성장세에 힘입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새로'는 3분기 약 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크러시'는 전년동기대비 16% 성장한 23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음료 부문에서는 에너지음료와 '게토레이 제로' 등 특화 제품군이 성장을 견인했다. 스태티스타는 K-음료의 1인당 부가가치가 올해 126.6달러(약 18만원)로 전망하고 있어 프리미엄화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로음료 매출 3년만 890억→3000억...건강트렌드 흥행 이어간다
제로 음료는 침체된 음료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칠성의 제로 탄산음료 매출은 지난 2021년 890억원에서 2022년 273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3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스태티스타 보고서는 K-음료 시장의 사용자 달성률이 올해 24.1%에서 오는 2029년 29.2%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제로 음료 시장은 이보다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실제로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제로'는 출시 9개월 만에 1억캔 판매를 달성했으며, 세븐일레븐의 제로 탄산음료 매출도 3분기 누적 기준 전년대비 36% 성장했다.
주류 시장에서도 제로 열풍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처음처럼 새로'는 과당을 없앤 혁신적인 제품으로,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며 연 매출 1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는 기존 소주와 차별화된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하고,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정통성을 살린 제품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4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이미 3조1011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제로 제품군의 확장이 실적 견인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펩시제로슈거', '밀키스 제로', '펩시 제로슈거 제로카페인' 등 다양한 제로 라인업을 통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윤기 대표 "글로벌 도약 원년"...해외매출 45% 목표에 박차
롯데그룹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된 박윤기 대표는 취임 이후 눈에 띄는 혁신과 성과를 창출했다. 제로슈거 소주 '새로'는 출시 2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억병을 돌파하며 근래 가장 성공적인 신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 매출도 지난 2020년 2조2580억원에서 지난해 3조2247억원으로 3년 동안 42.81% 성장했다.
박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36%에서 45%까지 확대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소주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종합 음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의 과제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꼽았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건강기능식품과 치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과제로 남아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존 주력 제품의 브랜드 파워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밀키스와 처음처럼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의 대표 제품이자 여전히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칠성사이다는 2027년이면 출시 77주년을 맞는다. 회사는 이를 기념해 대대적인 행사와 함께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77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와 함께하는 칠성사이다의 새로운 도전이 K-음료의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