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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철수 의원이 재미한인의사협회 학술대회 찾은 이유는..."한국 의료계는 위기"

- 국내 의대생 해외진출 관심도 45%로 급증...KAMA 설문조사 확인

- 안철수 "의료개혁, 필수의료·지방의료 개선이 먼저"

  • 기사등록 2024-10-23 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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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서주호 기자]

"짧으면 5년, 길면 10년 내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갈 것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열린  재미한인의사협회(KAMA·Korean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이하 KAMA) 기자간담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협회에서 위와 같이 우려의 심경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KAMA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의료 분야의 협업'을 주제로 △신종 전염병 및 관리 △백신 접근 △글로벌 보건 △정신건강과 웰니스 △인공지능 △종양학 분야 등 미국과 한국 의료의 현황에 대해 논의하는 학술대회로 진행했다. 


KAMA는 국내 의사와 단체에 속해 있는 1만8000여명의 미국에 있는 의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파트너십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존 원(John H. Won) KAMA 회장은 "매년 저희가 진행하는 학술대외에 의대생과 전공의 등록자가 100명정도인데 올해는 300명이 등록했다"며 "KAMA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의사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의대생들의 수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의사 출신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그중 안철수 의원은 향후 신규 의사 수가 턱없이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장] 안철수 의원이 재미한인의사협회 학술대회 찾은 이유는...\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지난 22일 진행된 재미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al Association, KAMA) 연례 학술대회에 Anthony Choi(왼쪽부터) MD,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존원 KAMA 회장, Bruce A. Scott MD, Howard K Koh MD가 참석했다. [사진=더밸류뉴스]

◆안철수 의원, "의료 시스템에도 유형이 있어...한국의 하이브리드 모델 고려해야"


안철수 의원은 먼저 한국 의료 시스템이 미국의 민간 중심, 유럽의 공공 중심 시스템과는 다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현장] 안철수 의원이 재미한인의사협회 학술대회 찾은 이유는...\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지난22일 진행한 재미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al Association, KAMA)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국가에서 건강보험료를 통해 의료비를 통제하지만, 의료 인프라는 민간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이에 대해 "이러한 하이브리드형 구조는 민간 병원이 대출을 통해 운영되며,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와 같은 시스템에서 의대 정원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다른데 그걸 똑같이 한국에 적용하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경우 의료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의사들의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의사들이 스스로의 비용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등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두 번째 문제로 정부의 개혁 방식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개혁을 추진하려면 먼저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를 개선하고, 의사 과학자 양성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군을 확보한 후 그 힘으로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며, 단순히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기보다는 구조적인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처음부터 2000명 증원을 제시해 의료계의 반발을 일으키며, 오히려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의사의 이탈이라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의 주장은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보다는, 필수 의료 강화와 지방 의료 인프라 개선, 의사 과학자 양성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먼저 의료계의 신뢰를 얻고, 체계적인 개혁을 통해 장기적으로 의료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갈등으로 의대생 미국행 관심도 2%→45% 급증...의료계 '두뇌유출' 우려


이날 존 원 회장은 한국의 유례 없는 의정갈등에 대해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빠른 문제 해결을 통해 의료계 종사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다시 일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장] 안철수 의원이 재미한인의사협회 학술대회 찾은 이유는...\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지난 22일 진행된 재미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al Association, KAMA) 연례 학술대회에서 Anthony Choi(왼쪽부터) MD,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존원 KAMA 회장, Bruce A. Scott MD, Howard K Koh MD가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존원(John H. Won) KAMA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원 회장은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의대생들이 증가하는 점에 주목했다. 행사에 참여한 의대생 대상으로 '미국 의사 국가고시나 미국에서 수련 받는 것에 대한 관심도'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에 머물렀던 선호도가 45%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수치에 대해 "개발도산국에서 주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가난한 국가에서 의사 수 필요성에 숫자 자체를 통제하려고 노력하는데 이같은 통제는 결국 의사들이 나라를 떠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의료계가 직면한 심각한 도전과 과제들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의대생들의 해외진출 관심도가 급증하는 현상과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는 현재 의료계가 처한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한국 의료시스템의 특수성을 고려한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료계 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AMA의 이번 행사를 통해 한미 의료계의 협력 도모와 현재의 위기를 극복 및 미래지향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길 기대한다.


이날 행사는 유유제약, 셀트리온, 유니메디제약, 카카오헬스케어 등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hee190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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