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대표이사 이홍중 이종원)은 대구 시민들에게 친숙한 건설사다. 기자도 고향이 대구이다보니 '대구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를 오가며 화성산업이 '미적 감각 물씬 풍겨나는 건물 짓는 회사'라는 생각을 해봤다.
화성산업이 최근 경영권 분쟁 이슈로 언론에 오르내리다 당사자들이 극적 타결을 이뤘다.
고(故) 이윤석(1917~2015) 화성산업 창업주의 장남 이인중(77) 명예회장이 화성산업을 경영하고, 차남 이홍중(74) 화성산업 회장이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을 맡아 분리 독립하기로 했다. 31일 주주총회에서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 이종원(51) 화성산업 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극적 타결로 31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소득이다. 표대결은 '전투'를 통해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표대결의 패자는 상처를 입게 되고 승복하려 하지 않는다. 양측 모두 패배하는 것이다. 화성산업 65년 업력(業力)의 힘이 발휘된 것이다.
이홍중 회장은 이번 합의로 화성산업을 떠나게 됐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홍중 회장이 독자 경영을 맡게 된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의 연매출액은 각각 1000억원대, 100억원대에 달한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매출액 4222억원을 기록했다. 어느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원중 회장은 원하던 화성산업의 대표이사 자리를 얻었고, 이홍중 회장은 명분을 지켰다.
이제 양측은 이번 분쟁으로 남겨진 상처를 회복하는 과제가 남았다. 오너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일부 직원은 사표를 내기도 했고, 남은 직원들도 업무에 고충을 겪었다.
이제는 합의를 바탕으로 각자의 회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사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도권 진출과 도시재생에서 성과를 내 화성산업을 '전국구 건설사'로 퀀텀점프시켜야 하고, 이홍중 회장은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을 수익성 높은 메이저 건설사로 키워야 한다. 그것이 이번 분쟁으로 생긴 상처와 빚을 갚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