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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의 BBQ 회장 고발로 보는 '박현종 vs. 윤홍근'

- "갈등 회복하기에는 타이밍 놓쳐"

- 법적 판결만 남아... 가맹점 피해, 브랜드 훼손 우려

  • 기사등록 2021-04-22 11: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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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미성 기자]

"박현종 회장과 윤홍근 회장, 두 CEO의 갈등의 골이 너무 깊네요. 결국 법정에서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에 기여한 두 분의 갈등이 안타깝습니다." 


bhc(대표이사 박현종)의 윤홍근 BBQ 회장 고발을 지켜본 어느 치킨 업계 종사자의 말이다. 20일 bhc가 윤홍근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분석이다.


박현종(왼쪽) bhc 회장, 윤홍근 BBQ 회장.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박현종 bhc 회장, BBQ에서 한때 '한솥밥' 


치킨업계 외부인이라면 두 기관차가 마주 보며 파국을 향해 치닫는 '치킨 게임'을 지켜 보면서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하는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이 갈등의 이면에는 두 회사 오너의 깊고 깊은 갈등의 골이 있다. 심연이 워낙 깊다 보니 봉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현종(58) bhc 회장은 한때 'BBQ 맨'이었다. 구체적으로, 박 회장은 BBQ 계열사 CEO로 근무하다 BBQ 계열사이던 bhc를 인수해 지금의 오너가 됐다. 


박현종 bhc 회장. [사진=bhc]

◇ 박현종  회장은...

-1963년생(58세) 부산 출생.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졸업. 삼성전자 엔지니어, 스페인지사 영업구매담당, 삼성에버랜드 영업마케팅 담당 임원.



박현종 회장은 첫 직장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처음 외식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윤홍근 BBQ 회장은 박현종 회장이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종 회장 입사 당시 bhc는 BBQ 계열사였다. bhc는 1997년 '별하나치킨'으로 설립됐다가 경영난에 빠졌고 2004년 BBQ에 인수됐다. BBQ는 bhc를 코스닥에 상장하려 했지만 IPO 심사과정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아 무산됐다. 2013년 BBQ는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에 매각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8년 박현종 회장은 bhc를 로하틴그룹으로부터 경영자매수방식으로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해 약 6300억원에 인수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전문 경영인에서 오너 겸 최고경영자가 됐다. 인수자금은 박 회장 개인 재산과 PEF(사모펀드),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조달됐다.


◆박현종 회장 인수 bhc, 업계 2위 올라서 


박현종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던 2013년 bhc는 가맹점 720곳, 매출액 811억원으로 업계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당시 치킨업계 1위는 BBQ로 10년 가까이 부동의 '넘버 원'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3년 매장수 1500여곳, 매출액 1752억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박현종 회장이 경영을 맡은 bhc는 눈부시게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 4004억원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반면 BBQ는 bhc에 밀리고, 교촌에 밀려 이제는 3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치킨 업계 순위는 교촌(1위. 4476억원), bhc(2위. 4004억원), BBQ(3위. 3256억원)이다. 윤홍근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영입한 임원이 bhc를 갖고 나가 BBQ를 뛰어넘은 것이다. 



치킨 3사 매출액 순위. [자료=각사 자료 집계]

◆8년간 총 23건, 4000억원대 소송


이 과정에서 박현종 회장과 윤홍근 회장은 소송을 주고 받고 있다. 


2014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은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소했다. '인수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가맹점 숫자와 실제 가맹점 숫자가 다르다'는 요지였다. bhc는 이 소송으로 BBQ로부터 96억원의 배상을 받아냈다. 당시 윤홍근 회장은 "배신당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BBQ가 bhc를 고발했다. '박현종 회장이 BBQ 내부전산망에 접속해 자신의 회사와 진행 중인 BBQ의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했다'는 요지였다. 이 건은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났다. 법원은 bhc가 가맹점포수 산정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봤다. 이후 맞소송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서로간의 소송만 23건, 총 4000억원이 넘는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bhc이다. bhc에 따르면 윤홍근 BBQ 회장은 BBQ와 관계없는 개인 회사 '지엔에스하이넷'에 회사자금을 대여하게 만들어 손해를 끼쳤다. bhc는 BBQ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bhc는 "잘못된 오너십과 경영 관행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엔에스하이넷은 윤회장과 그의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 회사이며 다단계판매 회사이다. 지주사 제너시스는 2013년부터 4년동안 약 72억원을, BBQ는 약 12억원을 지엔에스하이넷에 대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BBQ측은 "bhc가 BBQ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자 하는 왜곡된 행위를 하고 있다"며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장 스타일 달라"


윤홍근 BBQ 회장. [사진=BBQ]


◇윤홍근 회장은...

-1955년생(66세) 전남 순천 출생. 조선대 경영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경영학 박사. 



두 회사의 소송전에는 박현종, 윤홍근 회장의 '스타일'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두 CEO의 경영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다. 


윤홍근 회장은 업계에서 '카리스마 강력한 CEO'로 소문나 있다. 윤홍근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IMF 위기를 이겨내고 BBQ를 밑바닥에서 시작해 1위로 키운 '기업가 정신'의 대표 인물로 인정받은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BBQ 전문 경영인들이 못 버티고 사표를 쓰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윤학종 BBQ 대표이사는 윤홍근 회장의 '군대식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학종 대표의 전임이었던 이성락 대표이사도 치킨 가격 인상 논란으로 취임 3주만에 퇴임했다. 윤학종 대표이사가 사임하자 커뮤니케이션실(홍보실) 임원들이 줄줄이 퇴사하기도 했다. 


박현종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답게 권한 위임과 경영 효율을 중요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오프라인 대면 결재 대신 현장 온라인 결재를 시행하고 있고, 실무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또, 수익금을 임직원과 공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2년 치킨 업계에 몸담으면서 주먹구구식 대면보고와 업무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업계의 한 인사는 "윤홍근 회장은 한국 치킨 사업을 개척했고 박현종 회장은 시장을 넓히고 효율적 경영 시스템을 업계에 도입한 공로가 있다"며 "양측 갈등이 법정에서 마무리되면 브랜드 가치 하락과 가맹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kbg073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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