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식장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가상화폐에 조금씩 투자하고 있어요. 주위에선 아직 안 좋은 인식도 있긴 한데 업무 때 운전을 해서 핸드폰을 못 보는 저는 주식보다 시간적으로 투자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물류회사에서 운송직으로 근무 중인 김동욱(가명 35세)씨의 말이다. 지난 2~3분기 국내를 강타했던 일명 ‘동학개미운동’이 사그라들고 그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보는 것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주식시장과는 다른 가상화폐만의 특징으로 인해 투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일정 시간(9시~15시 30분)에만 운영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시장은 24시간 운영된다. 이는 직장인 및 성인들에게 낮에는 업무를 보고 밤에 투자를 하는 시간적인 제한을 없애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익률 제한이 없다.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일정 손해를 막기 위해 상한가와 하한가라는 개념이 존재해 1거래일 당 30% 이상 오르거나 내릴 수 없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상한가가 정해져 있기 않기에 투자자들에게 단기간·다수익이란 메리트가 있다.
특히 코인이 상장됐을 때 거래소마다 이벤트를 여는데 이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도 가상화폐 시장의 특징이다. 전일 오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어댑터 토큰’이 ICO(가상화폐공개)했다.
코인 상장 이벤트 내용으로는 어댑터 토큰 거래금액에 따라 코인을 추가로 지급받는 것이고 만약 거래금액에서 1등을 하게 되면 400만개 어댑터 토큰을 지급받는다. 27일 오전 10시 47분 어댑터 토큰은 69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1등은 약 2억7000만원의 이벤트 경품을 받는 것이다.
이 같은 이벤트가 투자 수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어댑터 토큰은 오후 1시에 상장했는데 18분만에 시초가 대비 3509.7%가 상승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의 누적 거래대금은 102조7000억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주식 거래대금이 가상화폐로 흘러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은 글로벌 가상화폐 투자 흐름에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특히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낮은 것이 주목할만 하다. 글로벌 비트코인 비중은 26%이지만 한국은 15%정도 된다. 이는 단순 ‘비트코인 붐’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인식하고 분석을 통해 거래 코인을 선정하는 것이다.
다만 국내에선 아직 가상화폐에 관한 법이 정착되지 않았다. 내년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이후로 양지의 투자자산으로 인식이 바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블록체인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투기로 보기엔 이미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져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를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투자로 이해해야 한다”며 “다만 국내에선 내년 특금법 이후 법이 체계화되고 인식도 양지로 나올 것으로 보여 아직까진 급작스러운 상장폐지, 하한가 없는 가격하락 등 주위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밝혔다.
안녕하십니까. 더밸류뉴스 인턴기자 허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