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중 낸드 부문에서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20일 SK하이닉스는 공정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부문은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이며 차세대 메모리 분야인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문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에 나선 것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D램에 이어 낸드까지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부동의 2위이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인텔과 5위와 6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빅딜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은 22.9%로 두배 뛰어오르게 된다. 1위인 삼성전자(33.8%)를 바짝 추격하는 셈이다. 특히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시장에서는 인텔의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다는 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흑자 전환이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비메모리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메모리에 대규모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을 계획이다. 승인을 받으면 우선 70억달러를 인텔측에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하게 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20억달러를 지급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 R&D 인력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