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주식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IPO(기업공개)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으로 신규 상장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적정가치보다 과열됐다는 지적이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스노우플레이크가 그 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첫날 공모가 대비 111% 급등한 253.93달러(약 29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하루 뒤인 17일 전혀 다른 상황이다. 미국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전일비 10.39%나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하루새 80억달러(약 9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22일 버핏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국내 31개의 기업(MMF 제외) 중 18개 기업이 상장일 기준 일주일 안에 신고가 경신 후 하락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고가 대비 현재가는 평균 -36% 하락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적정 가치)을 파악하지 않고 단순히 신규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했음을 의미한다.
유진 파마는 펀더멘털보다 과대평가된 주가는 적정 가치로 회귀한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주장했다. 즉, 신규상장에 대한 뉴스가 발표된 후 즉각적으로 주가에 반영이 됐는데, 개인투자자들의 지나친 추가 매수로 주가가 과열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적정가치를 알고 있는 투자자들의 매도로 적정가치로 회귀했고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던 카오게임즈(293490) 또한 이러한 추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10일 상장했고 개시 당일 공모가 2배를 기록했다. 이달 14일에 8만9100원(신고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2일 종가(5만5900원)와 비교해 상당히 낮아졌다. 현 상황은 카카오게임즈가 적정가치로 회귀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상장은 기업 입장에서 사업확장을 위한 자본금 조달이 원활해지는 기회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 제고 덕분에 안전한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상장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로 작용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자19) 여파로 기업 실적이 악화되자 개인투자자들은 신규상장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해당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편승하려는 개인투자자들 또한 늘었다. 상황은 반복되면서 주식시장의 과열을 불러온 것으로 파악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최근의 쏠림 현상은 과열이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IPO주에 대한 투자 과열을 우려했다.
투자가 과열될수록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 보전을 위해 주식을 매도하고 빠져나갈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화한다면 개인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무작정 상승세에 편승하기보다 회사의 적정가치를 따져보는 세밀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