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긴급 분석] 코로나19 재확산 국내 증시에 영향?...美 증시는 '폭락' 예고

- 정은경 "코로나19 무서운 속도,가장 우려 상황"...美 기관투자 ‘스마트머니 지수’ 하락

  • 기사등록 2020-08-18 03:22:20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최근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비상'에 들어갔다. 이는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달아오른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다. 다만 개미들의 유동성 증가로 급격한 주가 변동은 없지만 점차 매수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반면, 미국 증시는 단기 과열을 경고하며 '폭락 장세'까지도 예고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조정장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더밸류뉴스(연합뉴스TV캡처)]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생지역이 서울·경기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교회, 카페, 식당, 시장,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은 지역사회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기업들도 비상이다. 지난 3월 대유행기 수준으로 다시 급증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기업들이 방역 고삐를 조이고 나섰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수도권 사업장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한순간의 방심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LG디스플레이(034220)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의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직원이나 입주사 직원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지만 LG디스플레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확진자 발생을 통보받자마자 사업장을 방역하고 해당 직원의 밀접 접촉자를 찾아 검진했다. 현재까지 검진 대상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서초사옥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오가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삼성전자(005930)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도 지난 14일 배관 담당 협력사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해당 직원의 동선을 확인해 방역하고 접촉이 의심되는 직원들을 모두 자택 대기 조치했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서울 R&D(연구개발)캠퍼스에서도 무선사업부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확진 판정을 확인한 즉시 이 직원이 근무하던 서울 R&D캠퍼스 A타워 전체를 방역하고  17일까지 폐쇄하기도 했다.


수도권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잇따르자 기업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방역대책 강화에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이었던 지난 2월 말의 경우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서 각각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휴대폰 생산라인인 2사업장이 셧다운(일시 가동중단)됐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의 경우 휴대폰이나 TV 등 일반 전자제품 공장과 달리 공정 과정에서 먼지 한 톨도 용납되지 않아 방진복을 입고 근무하기 때문에 생산라인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개인 방역과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다중 밀집 공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안내했다. 클럽·주점·노래연습장 등 '고위험' 시설 방문 금지령을 내리고 종교 등 소모임 활동 자제도 권고한 상태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휴가, 연휴와 맞물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기업들의 생산활동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한순간의 방심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방역과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재확산하면서 ICT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SK텔레콤(017670)은 17일부터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임직원에게 "8월 23일까지 일주일간 모든 구성원의 재택근무를 권장한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임직원에게 "모임·약속 등 대면 활동을 수반하는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기를 당부한다"며 "재택근무 기간에 외출을 최소화하고 밀폐·밀집 장소 방문을 절대 삼가 달라"고 강조했다. 또 "불가피하게 업무 수행을 위해 출근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리더와 상의하라"며 "불가피한 출근 및 업무 이동 시에 다중 이용 대중교통 탑승을 지양하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2월 25일∼4월 5일, 5월 14∼24일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분당·판교에 있는 IT·게임 기업 일부도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카카오(035720)는 이달 14일부터 다시 무기한 원격근무에 돌입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 말부터 원격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가 지난달 7일 정상 출근 근무로 전환했다. 네이버는 지난주부터 일주일에 이틀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사흘은 원격근무하는 순환근무제를 시작했다. 이달 3일 순환근무에서 정상 출근 체제로 바뀐 지 2주 만에 다시 순환근무로 돌아갔다. 넥슨도 일주일에 사흘만 회사로 출근하고 이틀은 재택근무를 하는 '3+2' 근무 체제를 다시 시작한다. 넥슨은 일주일에 하루만 재택근무하는 '4+1' 근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3+2 체제로 회귀했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주가 전광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04포인트(1.23%) 내린 2,407.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4포인트(2.31%) 내린 835.03으로 종료했다. [사진=더밸류뉴스]한편, 상반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적 선방으로 코스피가 2년2개월만에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주가가 상승질주한 반면 이번 주에는 상승세가 이보다는 탄력을 잃을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주(2351.67) 대비 55.82포인트(2.37%) 오른 2407.49에 마감했다. 지수는 26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하다 전 거래일에는 주춤하기도 했지만 2400선은 지켰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계속된 매도세에도 개인 매수에 힘입어 9거래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그동안 주식시장 수급을 견인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 내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14일 개인은 홀로 1조2804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325억원, 9486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주 코스피가 2400~249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여전히 유입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을 전망했다.


권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시장 하락이유로 보기 힘들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견조한 글로벌 주요 증시 흐름이 이를 증명한다"면서도 "우리 시장에서 최근 신용융자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증시로 유입되는 고객예탁금도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 급등 부담으로 상승 탄력은 이전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시장을 견인했던 개인투자자 거래 강도도 약해지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주로 전기차와 2차전지,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를 추격매수해 쏠림현상이 강화되는 양상"이라며 "시장의 방향을 바꿀 트리거가 부재한 가운데 개인투자자 주도의 모멘텀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점차 매수 강도가 약화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17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데다 15일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이 열렸다. 아울러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19일 연준의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등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NYSE 홈피 캡처]

이와 관련 최근 美 증시에는 주식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포브스는 ‘스마트 머니 플로우 지수’에 주목했다. 스마트 머니는 주로 기관 투자자 및 중앙은행 등 금융 전문가들이 굴리는 자금을 일컫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핫 머니’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포브스는 지난 14일 자에서 “초보 투자자들은 장 초반에, 전문 투자가들은 장 후반에 매수한다는 건 주식 시장의 오랜 격언”이라면서 “최근 S&P500 지수가 이번 주 수차례 최고점 경신을 시도하며 불이 붙었지만, 오히려 스마트 머니는 힘을 빼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 머니 플로우 지수는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다, 7월 상승을 거쳐 8월엔 다시 떨어지는 흐름을 보인다. 전문 투자자들이 “지금은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포브스는 “(코로나 19가 퍼지기 전인) 지난 1월 초 S&P500 지수는 올랐지만 스마트 머니 플로우 지수는 떨어졌고, 이후 주가는 하락했다”며 “스마트 머니가 지금 장을 떠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신호”라고 전했다.

구체적 수치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중순 이미 “약 3개월 후 미국 증시는 18%가량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밖에도 RW 투자자문의 론 윌리엄 투자전략가는 CNBC에 “가을에 S&P500 지수가 3000선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나스닥 역시 과도하게 높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투자사인 스파이더락 어드바이저스는 내년 초까지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최대 25% 하락하면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한 옵션도 내놨다.


올해 11월3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주식 장엔 큰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다. 연방정부의 코로나19 5차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미국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인 것도 시장으로선 반갑지 않다. 미국 의회는 다음 달 8일까지 휴회하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이 조기 타결될 가능성은 작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하락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 요소도 악재일 수 있다. 배런스는 “미국을 강타하는 허리케인 피해 상황 때문에 9월은 투자자들에겐 긴장되는 달”이라고 전했다.


주목되는 건 19일 공개하는 지난 7월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다. 지난달 FOMC 후 금리 동결 및 양적 완화(QE) 집중 등의 기본 방향은 공개했지만, 상세 의사록은 이번에 공개된다. 시장에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느 수준까지 논의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우)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CNBC 캡처]이어 27~28일엔 제롬 파월 Fed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참여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회의체인 ‘잭슨홀’ 회의도 예정돼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 3분기 경기 전망에 대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8-18 03:22:2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