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 구조를 평가 받아야 하는 기업 28곳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올해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현대자동차, 삼성, SK, LG, 롯데 등의 순서였다. 부채 규모가 기준이기 때문에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다.
25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지급보증 등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1조6902억원 이상인 28개 계열기업군을 '2020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기업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36개, 2018년 31개, 지난해 30개에서 올해는 28개로 줄었다. 올해는 HMM(구 현대상선), 금호석유화학, 홈플러스 등 4개 계열이 빠지고 KCC, KG 등 2개 계열이 새로 편입됐다.
KCC는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를, KG는 9월 동부제철을 각각 인수하면서 인수자금 부담으로 주채무계열으로 선정됐다. 이 밖에 동원, HMM 및 금호석유화학 계열은 금융권 신용공여 감소로, 홈플러스 계열은 소속기업체 합병으로 단일법인이 되면서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현재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 대비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정하고 금감원이 금융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주채무계열 선정은 절대적인 신용공여액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이 되는 신용공여액은 1조6902억원으로 지난해 1조5745억원보다 7.3%(1157억원) 늘었다.
올해 4월말 기준 28개 주채무계열의 소속기업체수는 4726곳으로 전년비 152곳(3.3%) 증가했다. 이 중 국내법인과 해외법인은 각각 1207곳, 3519곳으로 전년비 14곳(1.2%), 138곳(4.1%) 늘었다.
계열별로 보면 삼성이 659곳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 476곳 △SK 470곳 △CJ 450곳 △LG 429곳 △현대자동차 368곳 △롯데 323곳 순으로 소속 기업체가 많았다.
소속기업체수 변동이 큰 계열은 SK, 한화, 삼성이었다. 이 가운데 SK와 한화는 계열사가 각각 56곳, 50곳 늘었고 삼성은 30곳 줄었다. 이는 해외계열사수 변동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금융권(은행·보험·여전·종금) 전체 신용공여액은 2381조7000억원으로 전년비 5.7%(128조1000억원) 늘었다. 올해 주채무계열 28곳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24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237조7000억원 대비 2.8%(6조7000억원) 증가했다.
현대차, 삼성, SK, LG, 롯데 등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의 신용공여액은 11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16조7000억원보다 3조2000억원 많아졌다. 이들 5대 계열의 신용공여액이 주채무계열 전체 신용공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1%로 지난해 말과 같았다.
28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 9개 △산업은행 7개 △하나은행 5개 △신한은행 5개 △KB국민은행 2개 등 총 5개 은행이다.
삼성과 LG, 한화, 포스코, 두산, CJ, 효성, 코오롱, 대림 등은 우리은행이, 대우조선해양, 한진, 하림, 동국제강, 대우선설, 금호아시아나, KG는 산업은행이 각각 주채권은행이다. 하나은행은 현대자동차, SK, 현대중공업, GS, 세아에서 주채권은행으로 거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롯데, LS, S-OIL, OCI, KCC이며 국민은행은 신세계, KT이다.
주채권은행은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28개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한다. 재무구조평가 결과 재무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약정을 체결한다. 이후 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