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저금리 정책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의 '2020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대출평균금리는 연 2.91%로 전월비 0.17%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이와 함께 기업대출, 가계대출 금리 모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기업대출 금리를 반영한 대출평균금리는 2.91%로 전월비 0.17%p 하락했다. 특히 기업대출 금리(연 2.94%)는 2.94%로 전월비 0.25%p 줄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기업대출 하위항목인 대기업대출 금리는 0.24%p 하락한 2.72%,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0.22%p 내린 3.13%를 기록했다.
한은은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내린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연 2.88%로 전월비 0.02%포인트 줄어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계대출 중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금리는 연 4.33%로 전월비 0.16%p, 집단대출은 2.61%로 0.14%p 각각 줄었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0.09%p 내린 2.84%, 보증대출 금리는 0.03%p 하락한 2.99%를 기록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0.21%p 줄어든 3.49%였다.
한은은 "지표금리 하락의 영향 등으로 주택담보, 보증, 일반신용 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졌다"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일반신용대출 취급 비중 확대로 하락 폭이 제한됐다"고 언급했다.
지표금리인 코픽스(대상월기준, 신규)는 2월 1.43%에서 3월 1.26%로 0.17%p 하락한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0.04%p), 보증대출(-0.03%p), 일반신용대출(-0.21%p) 금리가 모두 떨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일반신용대출이 전체 신규 취급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 평균금리 하락폭이 제한됐다.
예금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0.16%p 하락한 연 1.27%, 시장형금융상품은 0.16%p 떨어진 연 1.30%를 보였다. 두 항목을 합친 저축성 수신평균 금리는 0.16%p 내려 연 1.27%를 기록했다. 세 금리 모두 역대 최저치다.
3월 신규 가입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0%대인 상품 비중은 10.6%였다. 반면 신규 가입액 중 이자가 연 2%대인 상품의 비중은 0.3%로 감소했다. 잔액 기준 은행권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은 2.16%p로 0.02%p 내렸다.
제2금융권의 경우 예금금리는 모두 내렸으나 대출금리는 기관별로 상이했다.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연 1.94%(-0.05%p), 신용협동조합이 연 2.03%(-0.06%p), 상호금융이 연 1.68%(-0.11%p), 새마을금고가 연 1.98%(-0.11%p)였다.
일반대출 금리는 신용협동조합이 연 4.18%, 상호금융이 연 3.66%로 각각 0.03%p, 0.01%p 줄었다. 반면 상호저축은행은 연 10.18%, 새마을금고는 4.24%로 각각 0.10%p, 0.04%p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의 취급 비중이 확대된 것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3월 16일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역대 최저치인 0.75%로 인하했다. 이로 인해 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2월 1.42%에서 3월 1.23%로 0.19%p 하락했고 은행채(AAA, 6개월)는 각각 1.31%에서 1.15%로 0.16%p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