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받은 면세점 업계가 재고를 한시적으로 국내 아울렛 등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점 관련주가 급등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점 업체와 한국면세점협회, 관세청이 회의를 열고 보세 물품 판매 규정 완화 관련 논의를 했다. 면세점 측은 재고 상품을 통관 후 일반 유통 경로로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받은 것과 함께 재고가 쌓여가고 있어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면세점에서 면세 혜택을 받은 제품은 시중으로 유통되지 못하는데 팔지 못한 상품은 전부 폐기·소각해야 된다. 면세점 업계는 재고 면세품을 통관을 거쳐 내국인에게도 팔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유행이 지나 처리가 어려운 3년 이상 된 재고를 대상으로 한다.
이에 관세청은 통관 과정이 까다로운 식품·화장품은 제외하고 패션·잡화·시계 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인 보따리상 등 해외 관광객이 면세품을 구입해 국제우편 등으로 해외 반출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세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업계는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당시에도 정부에 이 같은 요구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거부당한 바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아직 논의 중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허용될 경우에 면세점 업체들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향후 이번 사안이 허용되면 해당되는 면세품은 주로 외산 제품에 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긍정적인 상황에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 면세점 관련주가 급등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의 주가는 전일비 1만9500원(8.14%) 오른 25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도 7만7700원으로 전일비 3600원(4.86%) 올랐고,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은 전일비 각각 2400원(3.78%), 2200원(2.61%) 오른 6만5900원, 8만6600원이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일비 57.46(3.09%) 오른 1914.53에, 코스닥은 11.36(1.82%) 오른 634.79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