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가 폭락했음에도 워런 버핏은 주식을 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 의하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회장인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달 27일 미 델타항공 주식 97만6000주를 4530만달러(약 537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평균 단가는 주당 46.40달러다. 이번 매입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델타항공 지분은 11.2%(7190만주)로 늘어났다.
버핏 회장이 델타항공 주식을 산 이날은 뉴욕 다우지수가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4.42%)을 기록한 날이었다. 이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4.42%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 또한 4.61% 급락하며 뉴욕 3대지수 모두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3일 기준 델타항공 주가는 46.18달러로 전일비 2.08% 하락 마감하며 버핏 회장의 투자는 약간의 손해를 봤지만, 지난주 델타항공 주가와 비교하면 20%나 저렴하게 구매한 것이다.
버핏은 평소에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큰 타격을 받아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 때 버핏은 델타항공의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가 급락 사태에 대해서) 주가 급락은 좋은 것”이라며 “좋은 회사를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CNBC 진행자는 “사람들은 급락장에선 내일 더 떨어질까 두려워하며 '바닥'을 기다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버핏 회장은 "그걸 알 수 있다면 10일뒤를 예측한 후 그때마다 주식을 사면 부자가 될 것"이라며 "아무도 시장이 어떻게 될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 "매일 뉴스를 보고 주식을 사거나 팔지 말고, 투자를 할 땐 이 회사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주식은 부동산처럼 30~40년 뒤에도 지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회사가 10~20년 뒤 어디에 있을 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딕 그라소 전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경영자(CEO)도 급락장이 주식 매수기회라고 버핏의 말에 힘을 보탰다. 이날 딕 전 CEO도 "훌륭한 기업에 투자할 저가매수 기회로 장기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증시가 매우 좋아 보인다"며 이번 주식 하락이 헐값에 고가 주식을 살 수 있는 저가 매수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와 S&P500 지수는 3% 넘게 급락했고 전일 폭락세까지 합쳐 6% 넘게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