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30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3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우리·KEB하나은행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릴 3차 제재심에서 이들 은행과 경영진에 대한 징계수준이 결정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앞서 진행된 두 차례(16일, 22일) 제재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등을 상대로한 대심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심 절차는 금감원 검사국과 제재 대상자 측이 각자 의견을 내는 것이다.
금감원은 1·2차 DLF 제재심에서 대심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이날은 두 은행과 경영진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따라서 함 부회장과 손 회장이 3차 제재심에도 다시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16일 1차 제재심에, 손 회장은 1차와 2차(22일) 제재심에 각각 나왔다.
이번 제재심에서 가장 큰 관건은 두 은행장들에 대한 징계수위다. 이미 손 회과 함 부회장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통보된 상태다. 이번 제재심을 통해 두 경영자에 대한 기존 중징계가 유지될지 아니면 경징계로 완화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은 DLF 판매담당 임원이 행위 책임자이며 최고경영자는 감독 책임자로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시행령에서도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돼 있어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은행들은 경영진 제재를 위한 법적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한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갖추도록 한 시행령 조항이 위반에 대한 경영진 제재 법적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최고경영자가 DLF 상품 판매의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은행들은 강조하고 있다.
제재심에서 결정될 징계수위는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재심 결과에서 중징계가 나오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임직원 제재는 경징계인 △주의 △주의적 경고와 중징계인 △문책경고 △직무정지(정직) △해임권고 등 5단계다. 해임권고나 정직이 아닌 문책경고는 금감원장 전결로 징계가 확정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 받아 사실상 연임이 결정됐지만 오는 3월 주주총회 이전 중징계(문책경고)가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함 부회장은 중징계 확정 시 차기 하나금융 회장에 도전할 수 없다. 은행들은 현재의 중징계를 경징계로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DLF 피해자단체는 지난 16일 금감원에 ‘DLF 제재 관련 은행장 해임요청 진정서’를 제출하고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역시 성명서를 통해 “DLF 불완전판매 은행의 최고경영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중징계를 요구했다.
KEB하나은행 노조 또한 “최고 의사결정권자에 내부통제 실패 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