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800억 원대의 과세 통보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최대 주주인 비덴트는 "빗썸이 국세청으로부터 외국인 고객의 소득세 원천 징수와 관련해 약 803억원의 세금(지방세 포함)을 부과 받았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국세청이 빗썸에 물린 세금은 '암호 화폐를 거래해 돈을 번 외국인 고객에 대한 소득세'다. '외국인 고객이 암호 화폐 거래소에서 출금한 금액'을 기타소득으로 여기고 세금을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타소득은 상금·사례금·복권 당첨금 등 일시적으로 발생한 소득이다. 국세청이 암호 화폐에 과세했다는 것은 암호 화폐를 화폐가 아닌 자산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국세청과 다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로 이익을 얻은 투자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30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교일 의원(자유한국당)을 통해 입수한 기재부 제출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현행 세법상 개인의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이익은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이 아니므로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득세법은 양도소득 대상(부동산, 주식, 파생상품 등)과 기타소득 대상(복권당첨금, 원고료, 강연료 등)을 세세히 열거하는데, 암호화폐는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현행 소득세법상으로는 소득세 부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세법개정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빗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단 세금을 낸 뒤 과세 처분에 대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