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하가 주택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금리인하 당시의 상황은 경기와 물가에 더 중점을 둬야 했다”고 말했다.
집값 과열의 주요 원인으로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을 지목한 것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밝힌 것이다.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은이 금리를 내려 집값 상승에 일부 기여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7월과 10월 금리인하 조치는 경기부양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17일 이 총재는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 등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과제 중의 하나로 늘 언급되는 것으로 가계부채의 과다가 지목되고 있고,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폈지만 여전히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취약점”이라며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금년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었고, 또 물가상승세도 현저히 약화되었기 때문에 경기회복을 촉진하고 물가 하방압력을 완화시키는 그런 필요성이 상당히 커졌다”며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 등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당분간 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이 미약하지만 공급 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점차 완화돼 내년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여지를 남겼다. 글로벌화와 온라인을 통한 소비행태의 변화, 인구고령화, 자동화 진전 등이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저물가에는 공급·정책적 요인도 기여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만으로는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중앙은행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물가목표 달성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지만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