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로부터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위탁생산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PC용 C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자체 생산 외에 위탁 생산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인텔은 간단한 부품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한 사례가 있지만, 주력 분야인 핵심 시스템반도체 CPU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인텔의 CPU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세계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등으로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1위를 다투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2년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매출 부진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하반기에 CPU 생산량을 두 자릿수로 늘렸지만 여전히 공급이 지연됨에 따라 삼성전자에 CPU 위탁 생산을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TSMC는 인텔에 이어 세계 2위 CPU 업체인 AMD 제품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와 거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에 따라 삼성전자가 우선순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내년에 퀄컴에 이어 인텔 칩 외주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