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한 커피 전문점만 전국적으로 45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폐업한 커피전문점만 9000곳에 달했다.
6일 KB금융그룹은 국내 자영업 시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 시리즈 중 ‘커피 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 보고서를 발간했다.
커피 전문점 매출액으로 따져본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미국 261억 달러, 중국 51억 달러를 이어 43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이 큰 만큼 개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 기준으로 전국에 7만 1000곳의 커피 전문점이 영업 중이었다. 이 중 41.2%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해 있었다. 시·군·구별로 커피 전문점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로 1739곳이었다. 인구 대비 커피 전문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중구로 인구 1000명당 8.8개의 커피 전문점이 있었다.
몰려있는 만큼 서울과 경기 지역의 폐업률은 전국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의 커피전문점 폐업률 평균은 14% 수준이었는데, 서울 지역 14.5%, 경기 지역은 16.5% 수준이었다.
지난해에 창업된 커피 전문점은 1만4000개였고 폐업은 9000개였다. 이 중 지난해 영업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한 곳은 4574곳이었다. 전체 폐업장의 52.6%가 3년을 못 버틴 셈이다. 전국적으로는 제주 지역의 3년 내 폐업률이 62.8%로 가장 높았고, △세종(59.3%), △광주(58.6%), △인천(57.9%), △서울(55.6%), △경기(54.0%)였다.
직원 없이 사장 단독으로 운영하는 매장의 비중도 커피숍 10곳 중 7곳으로 음식점에 비해 높았다. 영업시간은 12시간 이상이 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렇게 긴 시간 영업을 해도 적자인 커피 전문점의 비중은 11.0%로 음식점(4.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커피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334개로 1년 전보다 9개가 줄었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이디야커피’가 2399곳으로 4년 연속 가맹점수 1위를 유지했다. 이어 △투썸플레이스(1001개), △요거프레소(705개), △커피에 반하다(589개), △빽다방’(571개)이 뒤를 이었다.
KB금융그룹은 커피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커피전문점 수요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보다 2.7배 많았다. 커피 관련 소비지출액은 가구당 월 평균 1만5815원 수준으로 5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커피 전문점의 매장 수가 빠르게 늘어나며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부담 요인이다. 김태환 연구위원은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고 음식점 등에 비해 영업이익률도 높아 신규 창업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며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매장의 진입 장벽이 낮고 같은 상권 내에서도 장사가 잘 되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상권과 입지, 수요의 특성 등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