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가 해외로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2014년부터 이어지던 수출물량 증가세가 6년 만에 멈췄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이 3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1억2723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2분기에 5.7% 감소한 데 이어 이번 분기까지 연속 감소한 것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수출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한 3억6253만 배럴이다.
석유제품 수출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제 석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대한석유협회는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석유 수요는 9440만 배럴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0.6% 감소했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9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 단가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3분기 국가 주요 13대 수출 품목’ 순위에서 반도체, 일반 기계, 석유화학에 이어 지난해 동기와 같은 4위를 유지했다. 또 국내 정유사의 수출대상 국가는 지난해 3분기 51개국에서 올해 3분기 62개국으로 늘었다. 새로 증가한 수출국으로는 마다가스카르, 토고, 헝가리, 콜롬비아, 쿠웨이트 등으로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유럽, 중동 등 세계 각지로 확대하고 있다.
3분기 석유제품 수출국 비중은 중국(19.5%), 일본(11.4%), 싱가포르(10.6%), 미국(7.7%), 호주(7.4%)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지만,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12.3% 감소했다.
석유 제품별 수출은 경유가 4959만 배럴로 전체 석유 제품 중 가장 높은 39%를 차지했다. 이어 항공유(21%), 휘발유(18%), 나프타(9%) 순으로 경질 제품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 영향으로 휘발유 수출이 10% 증가했고 경유 수출도 2% 넘게 증가했다. 반면 벙커C유 수출은 26% 감소했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가 임박하면서 고유황유 수요 감소의 영향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출이 다소 주춤하지만 정유업계는 내년초 시행될 IMO 2020 규제에 맞춰 저유황 연료유 공급과 수출국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