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엘지)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TV’ 광고가 ‘허위·과장’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국내 전자 기업 중 1, 2위를 다투는 두 업체 간 ‘TV 전쟁’이 공정위 신고로 불 붙으며 향후 결과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처리 결과에 따라서는 두 회사 중 하나가 치명상을 받을 수도 있다.
20일 LG전자는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서울 사무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삼성 QLED TV 광고와 관련해 “LED(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액정표시장치) TV임에도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하는 QLED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QLED TV라고 표시·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오인케하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에 따라 제조사가 별도로 설명해주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합리적인 제품 선택을 저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삼성전자의 허위과장 표시광고에 대해서는 반드시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LG전자의 신고서를 접수하고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검토를 착수했다. 또 이 사건을 서울사무소에서 처리할지,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본부로 넘길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삼성전자 텔레비전이 기술적으로 QLED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정한지, LG전자의 주장처럼 기술적으로 QLED 수준에 미달했을 경우 이로 인해 소비자 오인성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에서 ‘5G’라는 표현이 상징하는 것처럼, 텔레비전시장에서 QLED라는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최고 기술’ ‘최고급 제품’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주고 있는데, 삼성전자 텔레비전이 기술적으로 QLED 수준에 미달한다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표시광고법 상 광고의 입증책임은 광고주에게 있다. 따라서 삼성은 ‘QLED TV’라는 광고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아직 공정위 신고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않은 상황이어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부당한 내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7년부터 QLED와 올레드의 기술우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8K TV’의 기술로 이어졌다.
공정위 처분 결과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법위반이라고 판단하면 삼성전자는 ‘기술은 삼성’이라는 타이틀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반대로 법위반이 아니라면 LG전자는 근거 없이 경쟁사를 음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