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9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SD(selective default·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선택적 디폴트는 채무자가 특정 채무에 대해 선택적으로 불이행하고, 다른 채무에 대해서는 제때 계속 상환할 것으로 판단할 때 부여한다. 이는 ‘D(디폴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단계다.
S&P는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8일 일방적으로 모든 단기 채권의 만기를 연장했다"면서 "이는 우리 기준에 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간주한다"고 신용등급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최대 1천10억달러어치에 달하는 채권 상환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70억달러 규모 단기(달러/페소 표시) 채권의 상환을 연기하고, 장기 채권 50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자발적 재조정'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단기 채권은 국내법에 따라 발행된 것으로 의회 승인을 받을 경우 만기는 3~6개월가량 연장될 예정이다.
장기 채권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발적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아르헨티나는 전면적 디폴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의 협의는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론은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은 440억달러어치의 상환에 대해서도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아르헨티나는 IMF에 채무 상황을 2021년에 시작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 아르헨티나 2028년 1월 만기 채권의 가격은 사상 처음 달러당 40센트 밑으로 떨어졌다. 페소화 가치 하락으로 아르헨티나가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금 조달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캐피털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아르헨티나가 보유한 순외환보유액이 지난 4월 중순 300억달러에서 19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MSO자산운용의 옌스 니스테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것이 페르난데스 후보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