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지난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전자업계에서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전자 산업 생산국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반도체 등 전자부품 비중은 80%에 육박하는 특정 분야의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자산업 세계3위. [이미지=더밸류뉴스]

30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가 발간한 '세계 전자산업 주요국 생산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전자산업 생산액은 1711억100만달러(약 202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중국(7172억6600달러, 37.2%)과 미국(2454만2200만달러, 12.6%)에 이어 세번째였다. 5년 전인 2013년(1111억7900만달러)과 비교하면 53.3%나 늘어난 것으로, 순위도 일본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9.0%에 달하면서 상위 20개국 가운데 베트남(11.7%)과 인도(10.9%)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2.9%와 1.0%였고, 일본은 -2.3%를 기록하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전자산업 5대 생산국 순위·비중·연평균증감률. [사진=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전체 전자산업 생산에서 차지한 전자부품 비중이 77.3%로, 5년 전보다 18.8%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의존도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는 21.4%에서 10.0%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TV 등 가전의 비중도 3.6%에서 1.5%로 떨어졌다. 전자 산업 전반이 완제품에서 부품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가장 비중이 큰 컴퓨터 분야가 전체의 34.2%를 차지했고, 미국도 무선통신기기 분야의 비중이 최대였으나 32.3%에 그치며 분야별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일본은 전자부품 분야 비중이 56.6%로 가장 높았다.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제재로 한국 전자 산업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 분야의 편중 현상은 해결돼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제어기기나 의료기기 분야에선 미국이 전체 생산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3~4위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제어기기에선 20위권 밖이고 의료기기도 2.7%(8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이 전자 산업에서 완제품 생산이 줄고 부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일부 제품에 치중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다양한 소재·부품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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