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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매입' 델타항공, 파산보호신청했던 항공사 맞아?

- 2005년 파산보호신청했다가 환골탈태

-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으로 수익성 개선

  • 기사등록 2019-06-22 15: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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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지윤 기자]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델타항공이 예전에 파산보호신청했던 바로 그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해 한국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델타항공이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가 초우량 기업으로 환골탈태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델타항공은 지난 2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으며 향후 지분을 1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미국 애틀란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여객 운송수, 보유 항공기수, 운항 노선을 기준으로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88개국 247개 도시를 운항하다보니 '남극 대륙을 빼고 세계 모든 대륙을 운항하는 항공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고 있다. 


[이미지=델타항공 홈페이지]

◆ 글로벌 1위 항공사. 영업이익률 12.2%


수익성도 양호하다. 이 항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444억달러(약 51조원), 영업이익 54억달러(약 6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39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12.2%, 자기자본이익률(ROE) 28.7%이고,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실제 현금흐름을 의미하는 '영업현금흐름'은 이 기간 70억1000만달러로 당기순이익(39억달러)을 훌쩍 초과한다. 한마디로 초우량 기업인 것이다.


델타항공의 매출액,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자료=미국 전자공시 에드거(EDGAR). [그래프=더밸류뉴스]

이렇게 경영성과가 우량하다보니 이 회사는 '투자 대가' 워렌 버핏이 '찜한' 기업이기도 하다. 6월 현재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 항공사 지분 10.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특정 종목의 지분을 10% 이내로 유지하는 불문율을 깨고 지난 4월 델타항공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 2005년 경영난으로 파산보호신청


그런데 델타항공이 불과 10여년만 해도 경영난으로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델타항공은 지난 2005년 미국 연방정부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당시 델타항공을 비롯한 미국의 항공사들은 유가 급등으로 연료비가 20% 이상 급등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항공사들간의 과당 경쟁에 있었다. 미국의 항공사들은 차별화 전략없이 운임 경쟁을 통해 제살깎이 경쟁을 하고 있었다. '투자 대가' 워렌 버핏은 당시 한 인터뷰에서 "항공업계는 '죽음의 덫'이다. 100년 동안 자금을 부어도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상태에서 2001년 9ㆍ11 테러는 미국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46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이 항공기 테러를 받으면서 미국인들이 '항공기 테러 공포'에 휩싸였고, 그렇지 않아도 경영난을 겪던 항공사들을 벼랑으로 내몬 것이다. 2005년 항공업계 3위 델타항공이 파산호보신청을 했고 이어 5위 노스웨스트 항공이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간 것은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 


◆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로 환골탈태 


미국 델타항공이 이를 전화위복으로 만든 비결은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에 있다.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간 델타항공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2007년 4월 파산보호신청을 졸업했다. 그해 델타항공은 세전 순이익 8억1600만달러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해 부채는 76억달러로 전년의 169억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파산보호신청 졸업 이듬해인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합병한 것은 지금의 델타항공을 만든 '신의 한수'로 꼽히고 있다. 

2008년 10월 델타항공은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됐다. 그해 발표한 합병안에는 합병회사의 이름을 델타항공으로 하고, 델타항공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앤더슨(Richard Anderson)이 합병회사의 경영을 맡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2009년 12월 미국 연방항공국은 델타항공 1개사로 통합 운영할 수 있다고 최종 승인했다. 2010년 2월 두 항공사의 예약 시스템이 완전히 통합돼 노스웨스트항공은 사라졌다. 


현재 미국의 항공업계는 델타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AA), 유나이티드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빅4' 체재로 과점화돼 있다. 2000년 무렵 10여곳의 항공사가 난립해 출혈 경쟁을 하던 상황에 비하면 상전벽해한 것이다. 2014년부터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가(연료비) 절감이 이뤄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개선됐다. 2015년 미국 4대 항공사의 이익은 217억달러(24조5000억원)를 넘었다. 


2008년 이후 델타항공 주가 추이. [자료=야후 파이낸스]

델타항공의 혁신 사례는 비즈니스스쿨에서 혁신을 통한 성공 사례로 다뤄지고 있다. 21일 현재 델타항공의 시가총액은 36조600억달러(약 4조2500억원)이고, 주가는 55.99달러로 올해들어 17.79% 상승했다. 


hj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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